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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5) 한다윗 바닐라브리즈 대표 “즐거움과 가치에 초점”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6 22:18

수정 2011.06.06 22:18

"바닐라브리즈는 즐거움과 가치에 초점을 맞춘 회사입니다."

서울 상암동 DMC 첨단산업센터 바닐라브리즈 사무실에서 만난 한다윗 대표는 조용해 보이는 겉 모습과는 달리 열정적인 사람이다. 그 스스로도 "도전과 과제가 즐겁다"고 말한다. 도전을 즐기는 그의 성격은 다채로운 경력에서도 잘 드러난다.유년시절을 해외에서 보낸 그는 미국 야후 본사 커뮤니케이션 파트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바닐라브리즈를 설립하기까지 코카콜라 마케팅, 부동산 투자분석, 정보기술(IT) 분야 파워블로거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얼리어댑터'로 불릴 만큼 정보기술(IT) 제품들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애플의 앱스토어 등장으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미래를 봤다.

■"즐거움과 가치에 초점"

한 대표는 바닐라브리즈를 모바일 앱 개발사라기보다는 '즐거움과 가치 있는 경험을 파는 회사'라고 소개한다. 즐거움과 가치있는 경험이 녹아있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일단은 모바일 앱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한 대표의 생각이 잘 녹아져 있는 것이 '아이건'이다.바닐라브리즈의 대표적 앱인 '아이건' 시리즈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건'을 포함해 바닐라브리즈의 모바일 앱 총 130건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1000만건이 넘는 누적 다운로드 성과를 올렸다. 게임을 제외하고 국내 앱 개발사 제품이 1000만건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것은 바닐라브리즈가 처음이다.

'아이건'은 '총 시뮬레이션(Gun-App)'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앱으로,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으로 총싸움을 하는 것이다. 현재 2년 넘게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한 대표는 '신선함'과 '기발함'을 꼽았다. 한 대표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총싸움을 할 수 있다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라며 "뭔가 신선하고 독창적인 경험을 주는 순간 소비자의 호응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비싼 요금을 내고 놀이공원에 가는 것은 일상을 벗어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함"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모바일 앱에 집중하고 있지만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즐거움을 전달하려면 스스로 즐거워야"

대부분 벤처 회사가 그렇듯이 바닐라브리즈의 회사 분위기도 대단히 자유롭다. 일단 신입 사원이라도 24일의 연차 휴가가 주어진다. 한 대표는 이 시간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날 것을 적극 권장한다. 남에게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한 대표의 생각이다. 삼겹살에 소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직장 회식은 하지 않는다. 대신 한달에 한번씩 사격장, 야구장, 래프팅, 도자기 만들기, 요리학원, 만화방 등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떠난다.

한 대표는 "IT 회사라고 해서 관련 분야로 제한된 경험을 해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없다"며 "통상적이지 않은 경험들이 결국 바닐라브리즈의 미래 경쟁력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회사로 발돋움

바닐라브리즈의 홈페이지는 불친절하다. 한국에 적을 둔 회사임에도 영문으로 작성됐고 회사에 대한 전화번호, 위치 등 기본적인 소개도 나와 있지 않다. 이는 바닐라브리즈의 첫 출발부터 '글로벌' 시장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출구조도 한국 매출은 3%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영미권으로, 일본 4% 등 영미권을 제외한 지역은 15%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건'의 성공으로 바닐라브리즈에 대한 국내 시장의 주목도도 커졌다. 지난 3월에는 KT 캐피탈, KTB 네트워크 등을 통해 2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올해부터 직원 1명을 미국 실리콘밸리로 연수를 보낼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회사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진정한 해외진출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초에 세웠던 50억 매출 목표도 상향 조정됐다. 정확한 매출 목표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상암 DMC 사무실 임대기간이 끝나는 2014년께 바닐라브리즈 사옥을 짓겠다"는 한 대표의 말에서 '야심찬' 계획이 느껴졌다.
한 대표는 모바일 기기의 특성을 살린 모바일 커머스 앱 제작에 들어가는 등 사업 다각화를 구상 중이다.

한 대표는 "최근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사람과의 관계"라며 "일에 대한 자긍심과 재미를 찾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바닐라브리즈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번 '만나고 싶었습니다'는 휴대폰 전자결제 회사 '이니시스' 창업자 권도균 대표(현 프라이머스 대표)를, 그 다음은 위자드웍스 표철민 대표를 찾아간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사진설명=포도트리 이진수 대표가 자신의 인맥으로 추천한 바닐라브리즈 한다윗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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