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세계 IT시장 美 ‘강세’ 韓 ‘주춤’ 日 ‘고전’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29 17:34

수정 2014.11.05 12:07

애플,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이 세계 스마트시장을 주도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약세에 빠지고 일본 기업들이 몰락의 길을 걷는 등 글로벌 IT업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올 들어 소프트웨어(SW)·콘텐츠서비스·부품 기반의 미국 IT기업들 실적이 강세를 나타낸 반면 제조업 기반의 한국 IT기업들은 주춤하고 있다. 또 한때 일본의 '전자왕국'을 이끌던 소니, 닌텐도는 부진에 빠졌고 산요는 몰락했다. 세계 모바일 생태계가 미국 중심으로 이동하는 등 IT 세상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IT업계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국내 하드웨어(HW) 중심 IT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위축됐고 미국 IT기업 애플, 구글, EMC,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적은 강세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의 IT기업은 소니가 TV시장 철수를 고민 중이고 닌텐도는 2·4분기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산요는 지난달 중국 하이얼그룹에 팔렸다.


■한·미·일 IT업계 지각변동

삼성전자는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TV·반도체 등 수요 둔화로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 LG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애플은 SW사업인 iOS와 앱스토어의 콘텐츠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었지만 HW 중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부문의 수입이 거의 없다. 세계 모바일 생태계를 좌지우지하는 애플과 구글은 2·4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30%를 넘어서 삼성전자 9.5%, LG전자 1.2% 등에 앞서는 성적을 거뒀다.

SW·콘텐츠서비스와 같은 마케팅 부문의 매출 비중이 높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기업은 세계 경기불황 속에서도 고수익을 실현하고 있어 국내 기업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국내 IT업체들의 2·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주력제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가장 큰 시장인 개인용 컴퓨터(PC)와 TV 수요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일본 IT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소니의 TV 부문은 7년째 적자 행진을 지속했고 닌텐도는 2·4분기 들어 7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2009년 파나소닉에 넘어간 산요는 냉장고 등 백색가전에서 명맥을 유지하다 지난달 중국 하이얼그룹에 팔렸다.

■애플·닌텐도 희비, 한국 기업은…

혁신을 주도하는 애플의 고속성장과 혁신경쟁에서 뒤떨어진 닌텐도는 기업 간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앞세워 모바일환경에 혁신을 일으키면서 시장을 주도, 최근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반면 닌텐도는 2008∼2009년 위(Wii) 게임기로 혁신 아이콘으로 추앙받았지만 이후 계속되는 '혁신전쟁'에서 뒤처지면서 실적이 급락, 2·4분기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도 위기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바다 2.0'을 공개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플랫폼 업체로 도약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지만 애플이나 구글처럼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HW 중심의 한국 IT기업들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고 미국 IT기업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SW·콘텐츠서비스 등 신시장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kbms@fnnews.com임광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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