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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훌루 물건너가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6 18:34

수정 2011.10.16 18:34

한국판 '훌루'를 지향하던 국내 방송사들의 다화면(N스크린) 서비스가 반쪽짜리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N스크린 서비스는 지상파 3사 중 MBC와 SBS가 '푹'으로 손을 잡았고 KBS(K플레이어)와 CJ헬로비전(티빙)이 단독으로 추진하게 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MBC와 SBS는 최근 손을 잡고 N스크린 서비스 푹을 선보였다. 푹에서는 MBC와 SBS의 지상파 콘텐츠를 비롯해 MBC드라마, MBC에브리원, MBC게임, SBS플러스 등의 계열 방송프로그램 제공업체(PP)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이용할 수 있다.

KBS는 단독으로 K플레이어라는 N스크린 서비스를 하게 됐는데 KBS1·KBS2 등 지상파 채널 3개와 7개 라디오 채널을 제공한다.
푹과 마찬가지로 PC,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지원한다.

한국판 '훌루'라는 계획을 가지고 추진됐던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의 통합 N스크린 서비스가 결국 물 건너간 것이다.훌루는 약 300곳의 사업자와 제휴해 스마트폰, 게임기 등에서도 TV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미국의 N스크린 서비스다. 인기 드라마와 영화 등을 광범위하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은 데다가 이들의 계열 PP 콘텐츠가 더해지면 훌루 부럽지 않은 한국형 N스크린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업계 한 전문가는 "SBS를 중심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통합 N스크린 서비스가 추진됐었다"면서 "그러나 KBS가 결국 공영방송 특성상 MBC·SBS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단독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추진하게 되면서 '반쪽짜리'에 그치게 됐다"고 말했다.

KBS는 다른 방송사들과 다르게 수신료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수신료 인상 문제까지 이슈로 대두되는 가운데 MBC·SBS와 손을 잡고 N스크린을 추진할 경우, 수신료까지 받으면서 다른 방송사들과 같은 상업성을 드러낸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한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한류열풍과 스마트 기기 확산을 잘 활용하면 적어도 아시권에서 국내 N스크린 서비스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플랫폼이 분산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익모델의 부재도 문제로 꼽힌다.
푹과 K플레이어 모두 이제 서비스 시작 초기 단계라 수익 모델이 부재하다. 실시간 방송보기 서비스는 모두 무료로 제공 중이며 다시보기 서비스는 준비 중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에서 지상파DMB 서비스는 휴대폰 및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활발히 서비스되고 있으며 시청자들도 많지만 수년째 수익 창출을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방송 서비스의 경우 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서비스 초기에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춰놓지 않으면 제대로된 서비스를 시작조차 못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이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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