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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3G 판매에 SK텔 ‘비상’.. 방통위에 유권해석 의뢰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02 11:17

수정 2010.12.02 11:10

애플이 개통 안된 아이패드 3G 제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엉뚱하게도 SK텔레콤에 비상이 걸렸다. SK텔레콤의 데이터셰어링 요금제로 아이패드 3G제품을 개통하면 KT를 통해 개통하는 것 보다 훨씬 싼 가격에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 SK텔레콤은 3G망 과부하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아이패드 개통에 따를 수 있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유권 해석을 의뢰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1일 오후부터 자사의 온라인스토어(store.apple.com/kr)를 통해 개통이 안된 3G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제품 배송기간은 1일∼3일로 KT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각인 서비스는 아이패드 뒷면에 자신이 원하는 글자를 새겨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애플코리아가 판매하는 아이패드 3G 제품 직판가는 KT가 판매하는 아이패드 가격보다 1만6000원∼4만5000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KT의 각종 요금제에 가입해 제품을 구매할때 실제로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애플코리아에서 공기계를 구매, 타 통신사에서 개통하는 것이 더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SK텔레콤을 통신사로 쓰는 사용자가 SK텔레콤의 데이터셰어링 요금제로 아이패드 3G 모델을 개통하면 매월 3000원만 더 내면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은 더욱 크게 줄어든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아이패드 3G 제품을 살 구매 유인은 또 있다. KT를 통해 개통된 아이패드는 SK텔레콤을 통해 개통이 안된다. 아이패드는 데이터 전용 단말이기 때문에 다른 통신사 가입자식별모듈(USIM)로 전환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아이패드 3G제품을 구매하면 어느 통신사든 자신이 원하는 통신사를 골라 개통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애플이 아이패드 3G 제품을 팔기 시작한 1일 오후 비상이 걸렸다. 호기좋게 시작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자사의 3G 망 과부하를 일으켜 통신환경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2월 현재 데이터무제한 서비스 요금제(올인원55이상) 가입자가 200만명 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 신규 고객 가운데는 절반 이상이 올인원 55이상 요금제(데이터 무제한)에 가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인원55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사용자가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로 아이패드를 개통하면 아이패드에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T가 2기가바이트(GB), 4GB 등으로 데이터 용량을 제한한 것에 비해 SK텔레콤을 통해 개통된 아이패드는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가격도 3000원에 불과하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이 최대 35배까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자사가 정식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개통해도 되는지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날 오전 의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용자들에게 원활한 통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방통위와 OPMD 이용기준 변경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결국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에 제한을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 입장에서 보면 ‘남는 데이터 용량을 나눠쓴다’는 것이 데이터 셰어링의 도입 취지였지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으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적지않은 소비자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SK텔레콤은 앞서 갤럭시탭을 내놓으면서도 OPMD 요금제를 적용치 않아 소비자들의 적지 않은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불과 올해 초 OPMD를 확대할 것처럼 자세를 취하다 정작 태블릿PC를 출시하면서는 OPMD 요금제를 슬쩍 뒤로 감춘 채 새로운 요금제 가입을 유도했던 것이 그 이유였다.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제도가 국제 시류에 역행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AT&T는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던 무제한 요금제를 철회하고 사용량 제한을 뒀다.
그런데 SK텔레콤은 뒤늦게 올해 하반기부터 무제한 데이터로 가닥을 잡았고 KT도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결국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결국 자신들의 무덤을 판 것이다.
망 과부하로 인해 AT&T도 결국 소비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철회한 데이터 무제한 정책을 SK텔레콤이 도입하면서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로 닥쳐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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