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의료관광, 러시아의 중심 모스크바를 공략하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7 15:23

수정 2011.10.17 15:23


【모스크바(러시아)=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국내 병원으로 구성된 의료관광단이 지난 13일 한국의료를 알리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어로그’ 행사에 참여했다. 국내 병원이 모스크바에서 병원 홍보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관광공사 이 참 사장은 “관광분야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의료관광’”이라며 “양국 간 의료분야의 학술적 교류, 교육협력 등을 확대해 나가면서 의료관광 분야의 교류와 협력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현지에 한국의료를 알리다

‘한-러 비즈니스 다이어로그’는 무역협회 주관으로 올해 4회째 맞는 행사다. 다른 해와 다른 점은 올해는 한국의 ‘의료관광’을 주제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대강남센터,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자생한방병원, 청심국제병원 등 5개 의료기관과 제인투어, US트러블 등 2개 유치업체가 러시아 사람들에게 한국 의료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관광 설명회에서 발표를 맡은 강남세브란스 이병석 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은 한국에서 미국 국제의료기관인증평가(JCI)를 처음으로 통과했고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U헬스 화상시스템을 오픈해 환자 진료도 하고 있어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 라이문드 로이어 센터장은 “자생한방병원은 한국의 전통의학으로 척추질환을 진료하는 병원”이라며 “수술하지 않고 진료하는 부분에 대해 해외환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병원들의 발표와 더불어 병원들의 러시아 코디네이터들이 상담부스를 찾은 에이전시 사람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김용덕 매니저는 “에이전시의 경우 환자를 보냈을 때 서비스나 중증 질환 치료에 대한 설명에 대한 문의가 많았지만 기술 합작병원을 세우는 부분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14일에는 한국관광공사와 러시아 시장협의회의 나눔의료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진행해 연간 10명의 러시아 환자를 국내 병원에서 무료 진료키로 했다.

■러시아 의료관광의 가능성은

국내를 찾는 해외환자 중 러시아는 7.7%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국가다. 특히 2009년 4.1%에 비하면 성장률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현재 국내를 찾는 러시아 환자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극동러시아 지역인 블라디보스톡 등에서 많이 찾는 편이다. 모스크바의 경우 한국을 방문했을 때 비행시간이 8시간 가량으로 멀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센터 진수남 단장은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수도이기 때문에 모스크바에 한국의료를 알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모스크바에서 한국의료가 인정을 받는다면 러시아 전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스크바는 블라디보스톡과 달리 의료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다른 러시아와는 다른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견이다.

I.M세체노프 모스크바 메디컬 클리닉 허병옥 박사는 “모스크바는 무상의료가 발달했고 의료수준도 높은 편이지만 대기시간이 길어 신흥 부자의 경우 유럽으로 의료관광을 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한국의료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당장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료에 대해 알리기 위해서는 모스크바에 합작병원을 세우는 방법 등 여러 방법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병원의 의료관광 상담부스에서도 합작병원이나 의사교육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서울대강남센터 심원희 실장은 “모스크바는 다른 러시아 지역에 비해 의료수준이 높아서인지 한국으로 의사 연수를 갈 수 있는지 등 의사교육에 대한 부분이나 병원운영, 합작 검진센터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의료관광이 항상 불모지에서 개척했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이상준 원장은 “한국 의료관광이 미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을 때 당시 블라디보스톡에 있었던 모스크바 정재선 지사장이 블라디보스톡에서 의료관광 설명회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진행이 됐다”며 “현재 극동아시아 시장은 의료관광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시장에서도 한국의료를 알리며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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