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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증가에 전이 환자도 급증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12 14:53

수정 2011.12.12 14:53

▲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장항석 교수(첫번째줄 가운데)와 국제진료센터 안철우 소장(첫번째줄 오른쪽)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러시아 환자 지노베바 스베틀라나씨 병실을 찾아 수술 후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갑상선암이 증가하면서 갑상선암 전이 환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갑상선암은 2만69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위암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전체 암 발생 비율도 15.1%를 차지했다. 불과 6~7년 전만 해도 갑상선암은 10위권 밖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로인해 갑상선암 전이암 환자 수술도 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지난 2000년부터 10년간 갑상선암 전이환자 수술건수가 66명이었지만 올해 11월까지 수술한 환자만 25명에 달했다.

■갑상선암도 전이되면 악성암

초기에 치료하면 생존율이 95%를 넘어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은 전이가 되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전이된 갑상선 암도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게 고무적인 일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외과 장항석 교수는 2000년 10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갑상선암 종격동 전이로 인해 수술을 받은 66명에 대해 35개월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생존율이 74.2%(49명)였다고 12일 밝혔다.

장 교수는 “갑상선암 중 악성도가 높은 수질암은 전이가 되면 치료가 힘든 암 중 하나”라며 “현재 외국에서도 수술치료가 힘든 나라가 많지만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진단에 의해 수술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갑상선 전이암 환자도 수술

특히 최근에는 갑상선암 종격동 전이가 된 러시아 환자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러시아 하바로스크에 거주하는 지노베바 스베틀라나(여ㆍ47)씨는 지난 9월 중순 러시아 병원에서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암은 이미 갑상선 뿐 아니라 주변 임프절 등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국에 도착한 후 검사한 결과 혈액 속의 칼슘량을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인 칼시토닌의 농도가 2500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칼시토닌 수치가 높다는 것은 암의 전이가 심하다는 것이다. 보통 칼시토닌 수치가 2000이상이면 3분의 1정도에서는 수술이 힘들다.

또 환자는 암이 성대와 기도관을 따라 내려간 곳인 종격동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였다.

장 교수는 “수치상으로 봤을 때 러시아 환자는 매우 힘든 케이스였다.
하지만 5시간 동안 진행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며 “다만 갑상선암 세포가 악성도가 높은 수질 암이라 향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정기적인 관찰 추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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