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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철저한 보안, 직원들은 행복하지 않아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19 18:09

수정 2012.01.19 18:09

애플, 철저한 보안, 직원들은 행복하지 않아

철저한 베일에 쌓인 기업 애플을 파헤친 책이 오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포천은 편집인 애덤 라신스키가 집필한 "애플의 내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고 비밀에 쌓인 기업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의 내용 일부를 18일 인터넷판에서 공개했다.

이 책에서 저자 라신스키는 모든 기업들이 비밀을 갖고 있지만 애플은 거의 모든 것이 철저히 보안이 유지되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보안에 철저한 이유는?

애플은 신입 직원들에게 보안을 철저히 교육시킨다. 애플 직원들은 '무서운 침묵(Scared Silent)'으로 불리는 보안교육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보안 교육 관계자는 애플의 회사 기밀을 고의적이든 실수든 유출할 경우 파면이 될 것임을 강조한다.


보안을 철저히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폰 마케팅 이사 밥 보처스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베일에 쌓이게 하는 것은 수백만달러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신스키는 애플이 신제품 출시를 마치 개봉을 앞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준비한다고 비유했다. 제품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반응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신제품 출시를 비밀에 붙이는 다른 이유는 기존 애플 제품 판매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아이폰4의 판매가 주춤하기도 했다.

■애플 직원들끼리도 말조심

고 스티브 잡스 공동창업자는 생전에 비밀을 유출시킬 경우 해고에 그치지 않고 변호사까지 동원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직원들에게 말할 정도였다.

애플에서는 엔지니어들끼리 자신의 업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전직 직원은 "너무 많이 말을 많이해서 징계받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애플에서는 업무내용을 상대방에게 아예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밝혔다. 중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가족들에게 회사 일을 말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써야 할 정도다.

또 상대방의 업무에 관심을 갖지 않음으로써 자기 일에 더 집중하는 효과를 유발하도록 이 같은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라신스키는 이러한 직원들의 자세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애플을 우뚝서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나친 보안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 보안직원들이 인근 맥주집에서도 대화를 엿듣고 있다고 믿고 있을 정도다.

애플은 기업에서 흔히 있는 회사 구조조직표는 아예 만들지 않는다. 이는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직원들에 대한 정보를 나눌 필요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플 직원들, 행복한가?

애플은 회사 내부간 협조가 잘 이뤄지는 편이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직원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라신스키는 밝혔다.

또 애플 내부에서 하는 업무에 따라 직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을 계기로 운영체제(OS) iOS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과 하드웨어 엔지니어, 마케팅 직원들이 가장 힘이 세다. 그뒤로 아이튠즈와 아이클라우드, 온라인 서비스 직원들이 대접을 받는 반면 한때 가장 막강했던 매킨토시 직원들은 이제는 찬밥 신세라고 설명했다.

라신스키는 애플 직원들간 갈등이 생길 경우 확산될 수 있으며 경쟁심이 커지면서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료를 비롯한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자세가 팽배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 직원들에게 회사는 마치 종교 같다며 출근하면 철저히 업무에 몰두하며 퇴근해서도 회사 일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고 했다.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크지만 즐겁다고 말하는 애플 직원들은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애플 직원들은 업계에서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연봉을 받지만 그렇다고 회사 명성에 비해 아주 많이 지급받는 것은 아니다.

전직 애플 마케팅 직원인 프레데릭 밴 존슨은 돈 보다는 멋진 제품을 만드는 것에 대한 보람이 애플 근무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술집에 들어가 손님들의 90%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게되면 돈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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