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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오른 무제한 무선인터넷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5 17:27

수정 2012.02.15 17:27

 국내외적으로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가 통신업체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출시 초기에는 가입자 유인에 효과적이었던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가 이제는 통신망에 과부하를 조장하는 주범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통신사마다 이미 출시한 요금제를 폐지할 수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가 통신사들의 수익성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4분기 이동통신 1인당 월평균 요금(ARPU)이 3만6676원이었으나, 지난해 4·4분기에는 3만2588원으로 11.1%나 떨어졌다. KT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 2010년 4·4분기 3만1281원이던 ARPU가 지난해 4·4분기에는 2만8826원으로 7.8% 떨어졌다.


 통신업체 한 전문가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수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면서 "스마트폰 이용자 급증으로 인해 ARPU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전처럼 사용한 만큼 과금되는 요금제가 아닌 정액 요금제가 대부분이어서 오히려 ARPU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수익성 하락에 시달리는 통신업체들이 이미 무제한 무선 인터넷 속도제한에 들어가는 등 구체적인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PI 보도에 따르면 미국 AT&T가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적용 중인 속도제한 조치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T&T는 지난해부터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상위 5% 헤비유저들에게 속도제한 조치 등을 이미 취하고 있다.

 문제는 AT&T가 특별한 규정 없이 막무가내로 속도제한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사용 중인 한 가입자는 무선인터넷 용량이 정해진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람보다 적은 용량의 무선인터넷을 사용했음에도 속도제한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리며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AT&T는 지난해부터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기존 무제한 무선 인터넷 요금제도를 폐지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버라이즌도 지난해부터 아예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폐지했다. 현재 미국에서 속도제한 등을 적용하지 않고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운영 중인 통신업체는 스프린트넥스텔이 유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통신업체들이 약관에서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이용자들이 하루에 특정 용량 이상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면 주문형비디오(VOD) 등 대용량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적용된 적은 없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이동통신으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무선인터넷 사용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무선 통신망의 과부하가 심각해지면 국내 통신업체들도 언제든 무선인터넷 속도 제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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