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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3중규제의 덫] (3) 온라인게임 종주국 위협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27 15:10

수정 2014.11.06 19:15

[게임산업 3중규제의 덫] (3) 온라인게임 종주국 위협

 3중규제, 학교 폭력 연관성 논란 등으로 국내 게임시장이 어수선한 사이 해외게임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게임진흥책 혜택을 받고 급성장한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 물량공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안방시장을 내줄 상황에 처해 있다. 27일 중국 게임회사 관계자는 "중국 게임이 예전에는 짝퉁, 베끼기가 많았지만 최근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력과 퍼블리싱 수준이 높아졌다"면서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이나 콘텐츠 숫자를 앞세워 물량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등급 분류를 받은 게임물은 총 5108종이며 이 중 국내 제작 게임이 2114종으로 46.7%를 차지, 전년의 50.3%에 비해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내 유통 게임 10개 중 1개는 중국산 게임이어서 국내 게임사들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11년 게임위에 등급분류 신청을 한 중국 게임은 총 431건으로 2010년 249건에 비해 83% 증가했다.
중국 게임의 국내 진출은 2008년 18건, 2009년 31건이었지만 최근 급증했다. 중국은 인도를 밀어내고 한국.미국.일본에 이어 게임위에 신청한 등급 분류 건수 기준으로 4위에 올랐다. 중국은 인터넷·모바일 등 기술 발전과 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은 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 후 더 이상 옛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로 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보다 4.5%포인트 높고 유럽의 15.9%보다는 2배가량 높다.

 ■중국 게임 국내 공략 거세

 중국이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게임 인구가 정체되는 등 성장성이 약화되자 중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2010 중국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34개의 중국 게임업체들이 82개 게임을 해외시장에 선보여 2억3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 시장 규모에 비하면 아직 작은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전년 대비 111%에 달할 만큼 가파르다.

 중국 게임업체 쿤룬, 텐센트, 더나인 등이 국내에 진출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런런게임즈, 취유게임즈도 지난해 말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올해 신작을 선보이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이 거세다.

 올해 중국 증시 상장을 앞둔 쿤룬은 지난해 쿤룬코리아를 설립하고 중국 게임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한 강호, 천군, 케인랜드 등 4개 게임으로 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쿤룬코리아가 올해 서비스할 게임은 무협 클라이언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3~4종과 웹 MMORPG 4~5종으로 총 8개 이상의 신작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쿤룬코리아가 올해 론칭할 MMORPG 천자전기온라인은 대만에서 동시접속 45만명을 기록한 히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텐센트코리아는 올해 출시할 신작 1~2개를 조만간 확정하고 기존 서비스하는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블래이드앤소울 등의 중국 퍼블리싱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나스닥상장사 더나인의 더나인코리아는 국내 사정에 밝은 한빛소프트 출신 박순우 대표 지휘로 장기적으로 강한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한국 시장에 게임 5종을 론칭하는 더나인코리아는 향후 라인업 확장, 게임포털 제작, 코스닥 상장 등의 복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미세계는 지난해 지스타2011에서 넥슨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시장 본격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 게임지원책에 수준 높아져

 중국 게임사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은 저사양PC에서 유리한 웹게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웹게임은 수명이 짧지만 대규모 물량 투입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 한국에서도 물량 승부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게임이 예전에는 짝퉁, 베끼기가 많았는데 최근 개발력과 퍼블리싱 안목이 높아져 천자전기온라인은 대만에서 동시접속 45만명을 기록해 순위 면에서 글로벌 히트작 '와우'를 제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의 좋은 게임이 유입되는 한국 지사들은 2~3년이면 국내 중견게임사들과 견줄 수 있는 매출, 직원 수, 라인업 등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게임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벤처타운 입주 혜택을 주는 등 강력한 진흥 정책으로 게임산업을 장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의 스크린쿼터제처럼 일정 수준의 자국 게임 론칭을 보장하는 게임산업 보호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적절한 규제 이면에 자리 잡은 진흥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문화콘텐츠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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