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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건강 주치의]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1㎝ 미만 작은 갑상선암이라도 수술해야 안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1 17:07

수정 2012.03.01 17:07

[우리집 건강 주치의]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1㎝ 미만 작은 갑상선암이라도 수술해야 안전"

 "1㎝ 미만 갑상선암이라도 수술해야 합니다."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사진)는 갑상선암 수술 기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 미만 갑상선암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최근 의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다만 수술이 급하지 않을 뿐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달 29일 박 교수를 만나 중년 여성을 위협하는 갑상선암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갑상선암의 수술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1㎝ 미만의 작은 암이라도 성대신경 근처나 갑상선 피막 근처에 있으면서 임파선 전이가 일어난 경우 당장 수술해야 합니다.
물론 암의 모양이 삐죽삐죽하지 않고 일정하며, 갑상선 안에 정확히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암이 분할하는지 지켜보며 수술시기를 결정해도 됩니다.

 0.5㎝ 이하의 경우 미국에서는 진단조차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0.3~0.4㎝의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암의 크기가 작아도 위치나 모양에 따라 수술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죠.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암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갑상선암 중 대부분은 '유두암'인데 이는 거북이암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암의 진행속도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1기 갑상선암 환자 중 크기가 2㎝ 이하면서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 10년 생존율이 90%가량 됩니다. 하지만 '미분화암'은 나쁜 암으로 진단 후 평균 6개월 내지 1년 안에 사망합니다.

 ―갑상선암도 재발을 많이 하는지요.

 ▲갑상선암은 30년 동안 30%가 재발합니다. 이 중 3분의 2는 10년 내에 재발하는데 갑상선과 가장 가까운 목의 림프절 전이가 많이 됩니다. 보통 암은 수술로 떼어내도 50~80%는 그 주변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퍼져있습니다. 그 작은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데 갑상선에 암세포가 있으면 한 쪽 갑상선에서 다른 쪽으로 퍼질 가능성이 많고 그 다음 림프절, 폐, 뼈, 뇌 등으로 퍼지게 됩니다.

 하지만 림프절 재발은 다시 수술해 고칠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이 재발한다고 해서 예후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30%가 재발하는데 그중 8%만 사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발 여부를 빨리 아는 게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수술 후 6개월에 1번, 이후에는 1년에 1번, 5년이 지나면 2년에 1번씩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합니다.

 ―수술방법은 어떤 게 있나요.

 ▲수술방법은 △전통적인 절개법 △내시경 수술 △로봇수술 등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절개법은 수술할 때 바로 암세포를 보고 떼어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이용됩니다. 하지만 이 수술은 목에 흉터를 남긴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내시경이나 로봇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겨드랑이나 유륜을 통해 피부 아래 터널을 만들어 갑상선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 시야가 잘 안보이는 맹점이 있습니다. 또 암이 진행되었거나 신경, 혈관, 기도 등에 인접해 있으면 하기 힘듭니다.

 ―유두암의 경우 암이 있는 부위만 제거하는 반절제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갑상선 전절제냐 반절제냐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재발율을 낮추기 위해 처음부터 수술 합병증이 높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갑상선 전절제술을 할 것이냐 아니면 수술 침습이 적은 반절제를 할 것이냐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제 생각은 반절제를 한 경우 나중에 재발률이 전절제를 했을 때보다 3~4배가량 높기 때문에 전절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갑상선암은 갑상선 한쪽 엽에 생겼다 하더라도 이미 반대편 갑상선엽에 퍼져 있는 경우가 50% 이상 되고 또 주위의 림프절 전이도 50% 이상 되기 때문입니다. 또 갑상선 피막 침범도 50% 이상 됩니다.

 이 경우에는 갑상선 전절제수술과 림프절을 제거하고 수술 후 항암 치료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재발을 줄이고 장기 생존율을 높일 수가 있습니다. 동위원소치료를 하려면 갑상선이 전부 제거되어야 가능합니다.

 물론 전절제를 하면 재발률과 생존율이 높지만 수술합병증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술 후 부갑상선 기능저하로 인한 저칼슘혈증 때문에 환자는 평생 동안 칼슘약을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암의 재발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건강을 위해 3년 전에 10㎏가량 감량했습니다. 그리고 소식과 걷기 운동, 금연을 꾸준히 지키고 있습니다. 매일 호두, 땅콩 등 견과류를 섭취하고 오메가3와 비타민C를 복용합니다. 또 브람스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합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갑상선=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일을 한다.
즉, 모든 장기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또 대사물질을 내보내는 일에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갑상선에 생기는 혹을 '결절'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양성결절과 악성결절로 나눈다.
이 중 악성결절이 바로 갑상선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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