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인두암, 수술 후에도 목소리와 삼킴 보존 가능해졌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5 10:25

수정 2012.03.15 10:25

인두암 환자들이 수술 후에도 언어장애나 삼킴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인두암 환자들은 수술 후 말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인두암 수술을 위해서는 턱뼈를 절개하거나 말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팀은 최근 인두암 수술에서 입안으로 3차원 내시경과 로봇팔을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 목에는 숨 쉬고 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와 음식물의 통로인 인두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 인두는 우리 입안에서 음식물을 식도로 보내고, 목젖 뒤에서부터 목의 끝 식도가 시작되는 부위까지 걸쳐있다.


인두암은 흡연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주로 성생활을 통해 전염되는데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인두암은 전체 두경부암의 약 40% 정도를 차지하며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되어 생기는 경우가 이 중 70%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들어 두경부암 중 유일하게 그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인두암은 해부학적으로 목의 깊은 부위에 있고 중요한 혈관 신경 구조가 인접해있어 수술할 때 턱뼈나 후두를 절개해야 한다. 그래서 수술 후 음식을 삼키는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고, 후두를 같이 제거해 음성기능에도 큰 후유증을 남긴다.

하지만 김세헌 교수팀은 입안으로 확대 영상 촬영이 가능한 3차원 내시경과 5mm의 로봇팔을 집어넣어 턱뼈와 후두의 손상 없이 암을 제거해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약 100건의 구인두암 및 하인두암 환자들에게 시행한 결과 구인두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96%, 하인두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89%였다.

음성기능과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 모든 환자에서 대화와 음식물 섭취도 가능했다.

구인두암(편도 및 설근부)의 경우 접근이 쉬워 미국에서 먼저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한 바 있다. 하지만 하인두암의 경우 김세헌 교수팀의 수술이 처음이다.


김세헌 교수는 "이번 수술 방식을 통해 환자들은 암 치료와 더불어 언어장애와 섭식장애를 피할 수 있어 사회에 복귀하고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김세헌 교수팀의 새로운 수술법을 배우려고 이탈리아와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 두경부외과 의료진들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구강암학회지(oral oncololgy)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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