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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SW 주범은 공기관·대기업?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03 17:18

수정 2012.06.03 17:18

국내 불법 소프트웨어(SW)연간 피해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이 주범으로 지목돼 불법 복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국방부 측에 '한국군이 사용하는 컴퓨터 21만대 가운데 상당수가 MS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정품 SW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항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국방부가 윈도 서버 등의 접근 권리가 없는 불법SW를 다년간 사용 중이며 그 피해가 상당해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다"며 "국방부와 현재 피해 규모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MS 측의 주장은 서버 접속 권한인 '사용자 서버 접속 허가(CAL.Client Access License)' 숫자에 비해 실제 접속한 국방부 소유 PC 숫자가 큰 차이가 있는데다 군에서 MS 윈도 등 불법 SW를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라는 것이다.

한국MS는 국방부의 불법 SW 사용 피해액을 15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국방부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MS는 국방부와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
MS 본사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뜻을 한국 지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규모나 국방 안보와 직결된 사안임을 감안하면 자칫 협상 결렬 시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지거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4월 말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불법 복제 SW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제 단체인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은 4개월간 국내 시장에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삼성디지털플라자, LG베스트샵,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대형 가전 유통 매장 전반에 걸쳐 SW 불법복제가 이뤄지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대상 95개 매장 중 56%가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 한글', 마이크로소프트의 'MS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등을 PC나 노트북에 불법으로 설치해 판매 중인 실태가 적발됐다.


B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W 불법복제 피해 규모는 사상 최고치인 8900억원(8억15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 420억원 정도 증가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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