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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건강 주치의] 최일봉 인천성모병원 가톨릭전이재발암병원 원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4 17:32

수정 2012.06.14 17:32

[우리집 건강 주치의] 최일봉 인천성모병원 가톨릭전이재발암병원 원장

"척추암은 죽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최일봉 인천성모병원 가톨릭전이재발암병원 원장(사진)은 암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의사 중 한 명이다. 그는 국내 방사선종양학과 1세대로 온열치료와 사이버나이프 등 방사선 기기를 이용한 암치료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14일 최 원장에게 척추암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척추암은 어떤 사람에게 많이 걸리나.

▲척추암의 90% 이상은 전이암이다. 암이 처음 생긴 원발암인 경우가 10% 미만이다.
주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갑상선암, 신장암, 폐암 등에서 전이된 경우가 많다. 주로 치료 성적이 좋은 암에서 전이된다는 특징이 있다.

―척추암은 전이암이므로 조기 발견할 확률이 높겠다.

▲암 환자들은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해야 한다.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CT),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척추암은 잡아낼 수 있다. 척추암도 평소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검진이 필수다.

―척추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요즘은 사이버나이프나 노발리스 등 방사선 수술로 90% 이상이 완치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방사선 치료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치료 성적이 20~30%밖에 되지 않았고 치료 기간도 길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방사선 치료기기가 출시돼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인천성모병원에서는 주로 노발리스로 치료한다. 사이버나이프의 치료 시간이 1시간인 반면 노발리스는 20분가량으로 짧지만 효과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토모테라피는 치료 효과가 60%가량이고 척추가 내려앉는 등 부작용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노발리스는 환자에 따라 1~3회 가량 치료하는데 보험이 적용되므로 본인 부담금이 평균 120만원가량이다.

―척추암을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척추암이 진행되면 척추마비가 온다. 척추마비가 오면 혈액이 통하지 않으므로 피부가 썩는 괴사가 일어난다. 또 걷지 못하게 되므로 누워서 기저귀를 차고 대소변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런 상황이 되면 누구나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문에 죽기 전까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죽음의 질'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

―'암환자는 암으로 죽지 않는다'는 책을 낸 적이 있는데.

▲척추암으로 척추마비가 와서 삶의 질이 떨어지면 보통 인생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를 '심리적인 자살'이라고 하는데 죽고 싶다고 생각하면 정말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암환자가 사망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정신적인 문제다. '암환자는 암으로 죽지 않는다'는 책을 통해 그 얘기를 하고 싶었다. 사실 위암과 췌장암 환자의 83%가 영양실조 증상을 보인다. 미국 자료를 보면 전체 암 환자의 20% 이상은 직접 사망원인이 영양실조다. 암환자는 죽음의 공포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심한 식욕부진을 보이고 이로 인해 영양실조가 온다는 것이다. 현재 다른 책을 집필 중인데 이 책은 암환자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암에 걸리면 수술은 많이 해본 사람에게 하고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은 가까운 병원에서 받아도 된다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전이암 환자에게 당부할 말은.

▲항상 환자들에게 암환자와 일반인 중 내일 누가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생명은 하늘의 뜻에 달린 것이므로 암에 걸렸다고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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