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강남세브란스병원, 폐 섬유증 인도 남성에게 양측 폐이식 시행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5 17:48

수정 2012.06.15 17:47

퇴원을 앞두고 기념촬영 한 백효채 교수(왼쪽 첫번째)와 아쇽쿠마르 씨, 입원병동 간호파트장.
퇴원을 앞두고 기념촬영 한 백효채 교수(왼쪽 첫번째)와 아쇽쿠마르 씨, 입원병동 간호파트장.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인도 폐질환 환자가 양쪽 폐를 이식받고 지난 14일 퇴원했다고 15일 밝혔다.

43살 된 주한 인도인 '아쇽쿠마르 샤르마'씨는 지난 2007년부터 폐 세포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폐섬유증' 진단을 받고 최근 2년 반 동안 자리에 서지도 못한 채 침대에 겨우 앉아서만 생활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5일 흉부외과 백효채 교수로부터 양측 폐를 모두 이식받고 재활과정을 거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18년 전인 25세 때 한국으로 건너와 섬유 수출업에 종사하던 아쇽쿠마르 씨는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받기 위해 인도로 돌아갔다. 하지만 폐질환 관련 전문의가 없어 증상이 점차 악화됐으며 다시 한국으로 건너와 평소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던 '폐이식 명의'인 백효채 교수를 찾았다.

폐렴과 각종 합병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2011년 8월 장기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아쇽쿠마르씨는 폐기능 저하로 숨쉬기조차 힘들어 일상적인 대화를 구사할 수 없을 정도였다.


81kg에 이르던 건장한 체격도 51kg으로 줄었을 뿐 아니라 기침 때문에 눕지도 못하고 침대에 겨우 앉아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생활을 이어나갔다.

7개월 만에 폐이식 수술이 가능한 공여자를 찾아 3월 25일 양측 폐를 공여 받아 이식수술을 받았다.

폐 이식 수술 후 아쇽쿠마르씨는 의료진의 세심한 감염관리 속에 오랜 침상 생활로 약해진 전신건강과 약해진 근육재활치료에 전념하여 최근 보조기를 이용해 보행연습을 시작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건강을 되찾아갔다.


아쇽쿠마르씨는 "폐이식 수술 후 호흡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몸은 물론 마음까지 가벼워진 느낌"이라며 "몸은 인도인 부모님께 받았지만 숨을 불어넣어주는 폐는 한국사람의 것을 받았기에 숨을 쉴 때 마다 '진정한 한국인'이 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 교수는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생명이 위태롭던 환자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사로서 사명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폐이식 수술에 성공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12년 6월 현재 총 63건의 폐이식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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