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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카카오톡의 도발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9 17:47

수정 2012.06.19 17:47

[현장클릭] 카카오톡의 도발

'카카오톡' 서비스업체 카카오가 연일 이동통신사들과의 대결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4일 이동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보이스톡'의 품질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며 '품질 기상도'를 공개한 데 이어, 19일에는 차단할 사용자는 100% 차단하고 나머지 이용자들에게는 정상적인 보이스톡 사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카카오톡의 플랫폼을 모든 개발사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식으로 공생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카카오지만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는 계속해서 대결구도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최근 소비자단체와 정치권까지 나서 통신요금을 줄일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 카카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 등은 이날 방송통신위원장과 시민.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이 추천하는 5명으로 구성한 심사위원회를 만들어 망중립성과 이동통신사 요금인가 등을 정립.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카카오를 응원하는 소비자단체에 힘을 실어주고 이동통신사들의 요금정책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카카오의 주장과 달리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과 함께 갑작스레 늘어난 m-VoIP 사용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품질에 차이가 생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카카오가 보이스톡 도입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과 밀착 협력했다면 불필요한 오해 없이 m-VoIP 트래픽을 분별하고 관리할 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국내 망중립성 원칙, m-VoIP의 법적 지위와 의무, 이동통신사들의 통신망 품질관리 권한 등에 대한 규정은 정해진 것 없이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흐르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의 계속된 도발이 모바일 생태계의 한 축인 이동통신사들을 계속 궁지로 몰아넣으며 감정싸움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카카오의 철학이나 공생의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와 거리가 멀다. 모바일 생태계는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C-P-N-D)가 융합하면서 조화를 이뤄야 풍성해질 수 있다. 어느 한 쪽이 무너지거나 각 축 간의 갈등이 깊어지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건전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보이스톡 논란을 둘러싼 업계와 소비자들의 감정기복은 점점 격해지는 모습이다. m-VoIP는 본질적으로 무선인터넷 망과 무선랜(Wi-Fi) 사이를 오가는 서비스라 일반 음성통화처럼 안정적인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

추후 보이스톡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격한 원성이 직접적으로 카카오를 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시기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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