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현장클릭] 카카오톡 親소비자 서비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20 17:32

수정 2012.06.20 17:32

[현장클릭] 카카오톡 親소비자 서비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탄생한 카카오톡은 당시 국내에는 생소한 모바일 메신저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휴대폰 문자메시지(SMS)에서는 느낄 수 없던 가볍고 직관적인 '채팅'형 소통방식과 간소한 가입절차, 게다가 비용 부담까지 없는 '공짜' 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운 카카오톡은 삽시간에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점령해 갔다.

그리고 출시 2년여 만인 이달 초 전 세계 사용자 5000만명을 확보하며 '지구촌의 카카오톡'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체 사용자의 80%인 4000만명 정도가 국내 사용자인 데다 하루 순방문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모바일 생태계에서는 이미 '공룡'이 돼버렸다.

최근 카카오톡을 둘러싼 여러 잡음과 갈등을 지켜보면서 불편한 진실을 숨길 수가 없다.


바로 카카오톡에 대한 '면책특권'이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과 앨범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는 최근 3개월 새 서비스 중단 사고가 잇따랐다. 4~6월에 한 차례씩 주말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4000만명 넘는 사용자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잇단 서비스 중단 때마다 카카오톡은 사과를 표명했지만 오히려 사용자들은 무한한 애정과 관용으로 반응했다.

서비스 불안정에 대한 지적에 사용자들은 "공짜인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카카오톡을 욕하는 건 배신행위"라는 등의 절대적인 지지를 보였다.

지난 4일 카카오톡이 선보인 무료 무선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 논란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톡은 보이스톡을 내놓으면서 이동통신사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보이스톡이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데도 통신망 투자는 없는 '무임승차'라며 서비스 제한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보이스톡 제한 움직임에 사용자들은 연일 이통사들을 맹비난하며 통신요금 인하 압박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보이스톡으로 실제 이통사들이 볼 손해 규모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여론의 흐름은 절대적으로 카카오톡에 쏠려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 롯데마트의 최대 히트작인 '통큰치킨'을 연상케 한다. 지난 2010년 12월 단돈 5000원이라는 파격가에 선보인 통큰치킨은 단숨에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와 시장질서 교란을 주장하는 치킨 가맹점들의 엄청난 반발 속에 1주일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소비자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결국 소비자의 역공을 받게 된 치킨 가맹점들은 원가 공개와 가격 인하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카카오톡과 통큰치킨이 이런 대중의 권력을 얻게 된 것은 '친(親)소비자 정책'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라는 영광을 이어가려면 서비스 안정화와 모바일산업에도 융화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