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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요금 무선인터넷 중심 재편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26 17:29

수정 2014.11.20 11:51

휴대폰 요금 무선인터넷 중심 재편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대중화로 무선인터넷 이용이 급증하면서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이동통신 요금이 무선인터넷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요금재편 움직임이 없지만 공짜 무선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등장 이후 이동통신 요금 재편 요구가 확산되고 있어 국내 이동통신 요금 재편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28일(현지시간)부터 '무선인터넷 공유 요금제(Share Everything Plans)'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한 달 40달러를 내고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서비스(SMS)를 무제한 이용하려면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무선인터넷 요금은 1GB는 50달러, 10GB는 100달러다. 이를테면 스마트폰 이용자가 음성통화와 SMS는 무제한으로, 무선인터넷은 1GB 이용하려면 총 90달러를 내야 하는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 요금 재편 초읽기

26일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의 경우 시장 1·2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AT&T가 이미 지난해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폐지했다"면서 "이번 버라이즌의 새로운 요금제의 경우 음성통화와 SMS는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반면 무선인터넷에는 적지 않은 요금을 부과하면서 무선인터넷의 가치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요금 수익 중 70%를 음성통화가, 나머지 약 30%를 무선인터넷이 차지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보이스톡' 같은 무료 m-VoIP가 시장의 각광을 받으면서 음성통화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은 여전히 3세대(3G)에서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무료 m-VoIP를 통한 음성통화 매출 잠식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통신사업자들이 무선인터넷 중심으로 매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데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정태철 CR실장은 지난 22일 한 토론회에서 "통신사업자의 수익 구조는 음성통화가 70%, 무선인터넷이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실제 이동통신망에 부담이 되는 것은 무선인터넷"이라며 "앞으로 고화질(HD)이나 3차원(3D) 영상 콘텐츠들의 수요가 더 많아질 경우 이런 구조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도 급증하는 무선인터넷 사용량에 맞춰 수익 구조를 바꿔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금인하' 포퓰리즘이 발목

그러나 수십년간 고착화된 통신 이용 습관과 요금제를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장 요금 재편은 일시적으로 무선인터넷 요금이 인상되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통신요금 인하를 표얻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요금 재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동통신사들은 현재 m-VoIP 관련요금제를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지금처럼 특정 요금제 이상 이용자들에게만 m-VoIP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m-VoIP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형태를 고민 중이다. m-VoIP가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님을 이용자에게 인지시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무선인터넷 대중화 시대에 무선인터넷 요금을 중심으로 요금을 재편하는 것은 지금도 한발 늦은 상태"라며 "정치권의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와 통신업계의 눈치보기가 합쳐져 자칫 요금 재편의 시기를 놓치면 국내 이동통신 산업의 위기로 직결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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