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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아플땐, 수술보다 통증치료부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2 15:31

수정 2012.09.12 15:31

허리 아플땐, 수술보다 통증치료부터

허리통증이 있다면 수술을 하기보다 우선 통증치료를 해야 한다.

대한통증학회 문동언 회장(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12일 "허리통증은 마비 증상과같이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적절한 통증치료, 디스크 주위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며 "통증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자연 회복의 기회를 놓치고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심해지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환자 수술 비율 높아

대한통증학회가 통증클리닉을 찾은 허리통증 환자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척추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는 141명(23.3%)이었다. 이 중 50대 이상 환자는 101명(71.6%)으로 40대 이하 환자 39명(27.6%)보다 높았다(무응답 1명).

하지만 50대 이상 수술환자의 30%가 처음 증상 후 6개월 이내 수술을 받은 것과 달리 40대 이하의 수술 환자는 절반에 가까운 46%가 최초 통증 후 6개월 이내 척추수술을 받았다. 이는 노년층에 비해 젊은층이 통증의 강도가 심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0에서부터 10까지 수치화해 평가한 통증점수를 비교한 결과 40대 이하의 젊은 환자군은 극심한 통증인 통증지수 7 이상의 중증통증 비율이 50대 이상 환자에 비해 53% 높았다.


대한통증학회 심우석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청·장년층의 환자군에서 중증의 허리통증 비율이 높은 이유는, 노년층은 노화로 인해 통증이 서서히 발생하면서 어느 정도 통증에 익숙해지므로 통증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며 "또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야 하는 청·장년층은 통증을 참고 견디다 심각한 상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수술 후에도 허리통증 나타나

척추수술 후 마비 증상이 사라져도 허리 통증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한 환자들의 비율을 살펴본 결과, 수술 환자 중 30명(21.2%)은 수술 후에도 통증이 그대로 지속됐으며 46명(32.6%)은 1년 이내 통증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3년 재발은 16명(11.3%), 3~5년은 6명(4.2%) 5년 이후 재발 비율은 23명(16.3%)였다.

문동언 회장은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척추수술을 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척추수술은 허리통증 환자 중에서도 팔다리의 마비 증세가 있거나 성기능 장애, 배뇨 장애 또는 2~3개월의 비수술 치료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이 있을 경우에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 허리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치료법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다르다. 주사 치료로는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워 경막외강에 주사하거나 영상으로 보면서 치료 부위의 신경을 찾아 주사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는 디스크나 협착에 의해 흥분된 신경에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신경의 염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병변부위 신경에 카테터를 삽입해 치료하는 신경성형술과 경막외 내시경술도 사용되고 있다.


문 회장은 "청년층의 경우 통증이 만성화되면 우울증과 불안감과 같은 심리적 증상이 노년층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 통증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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