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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의 미래 모바일 플랫폼을 잡아라] (상) 모바일 생태계 좌우하는 애플·구글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0.22 16:53

수정 2012.10.22 16:53

[ICT의 미래 모바일 플랫폼을 잡아라] (상) 모바일 생태계 좌우하는 애플·구글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격돌,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급증.' 이는 모두 모바일 플랫폼시장에서 벌어지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내 모바일산업은 2011년 휴대폰 출하량과 매출,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용자와 개발자, 마켓 등이 가치사슬로 생태계를 이루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애플, 구글에 밀리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CPND)'의 가치사슬 생태계를 구축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때 통신사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주도했지만 스마트폰 보급으로 애플, 구글과 같은 플랫폼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트인 등 글로벌 SNS는 최고 10억명을 확보해 사용자 기반의 플랫폼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스티브 잡스가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시켜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듯이, 국내 기업도 비즈니스와 문화를 접목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ICT 큰시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3회에 걸쳐 이를 집중 조명한다.

웹 기반 PC 시대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대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구글과 애플의 시대로 바뀌었다. PC 시대는 MS가 윈도 운영체제(OS)로 온라인시장을 장악했지만 모바일 시대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서며 무선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애플.구글 OS 플랫폼 장악

애플의 경우 OS인 iOS, 콘텐츠 플랫폼인 앱스토어와 아이튠스, 단말기인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갖춰 'CPND' 가치구조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애플은 단말기 제조, 콘텐츠 유통을 외부사업자(서드파티)에 개방하지 않고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해 지난 8월 시총 6235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업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반면 2·4분기 스마트폰 판매에서 애플을 두 배가량 앞선 삼성전자가 시총에서는 애플의 30%에 머무르는 것은 플랫폼으로 대변되는 생태계 구축이 원활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OS인 '바다'에 공을 들였지만 기대에 못 미치자 이달 리눅스재단이 추진하는 오픈 플랫폼 타이젠 OS에 통합하기로 했다.

타이젠 OS는 삼성전자, 인텔, SK텔레콤 등 11개 제조.통신사가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오픈마켓(삼성앱스), SNS(소셜허브), e북(리더스허브), 게임(게임허브), e러닝(러닝허브), 모바일 메신저(챗온) 등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 등 통신사도 그동안 오픈마켓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았다. SK플래닛이 서비스하는 T스토어는 국내에서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 타이젠 OS가 글로벌에서 파워를 가지게 되면 삼성전자는 OS 플랫폼으로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나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통신사인 SK텔레콤도 타이젠 OS와 연계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토종 휴대폰 OS 플랫폼으로 키우려 했던 '위피'가 실패한 이후 이렇다 할 OS를 내놓지 못한 국내 업계가 삼성과 SK텔레콤이 추축으로 참여한 타이젠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한석 전 한국SW아키텍트연합회 부회장은 "플랫폼은 SW기술로 만들어지지만 그 위에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앱)과 콘텐츠가 얹혀진 생태계와 수익이 창출될 때 유의미하게 된다"면서 "미국과 같은 지식강국이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분야가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토종업체들 다양한 플랫폼 시동

국내에서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와 SNS들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라인, 카카오톡, 마이피플, 싸이월드는 메시지 전송, 인맥구축 등으로 사용자를 확보한 후 게임, 커머스 등 새 수익모델을 찾아가며 각각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 OS에 종속된 플랫폼이라는 한계 때문에 양사의 정책이나 약관 변경에 휘둘리는 실정이다.
애플과 구글은 최근 자사 애플리케이션 내부 결제(IAP)를 의무화해 카카오톡은 자체 가상화폐인 '초코'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다. 또 애플이 '앱 내 구매한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약관을 수정하면서 '이모티콘 선물하기' 기능을 없애야 하는 등 플랫폼 사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OS, 콘텐츠, 마켓 등 다양한 플랫폼을 장악하는 기업이 모바일 시대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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