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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조인’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07 16:21

수정 2013.01.07 16:21

속 터지는 ‘조인’

#.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43)는 최근 이동통신 회사들이 출시한 메신저서비스 '조인(join)'을 내려받았다 삭제했다. 세 번에 한 번꼴로 메시지 전송에 실패했다는 경고가 뜨면서 조인으로 작성한 문자메시지를 복사해 유료 문자메시지로 다시 보내는 일을 반복하느니 아예 조인을 삭제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 서울 묵동에 사는 고모씨(44)는 조인 메시지 때문에 낭패를 당했다. 조인을 이용해 직장 상사에게 보낸 업무 관련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아 다음 날 상사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들은 것이다. 고씨는 "이동통신 회사가 만든 메신저 서비스에서 문자가 전송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회사들이 카카오톡, 라인 등 공짜 메신저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통합메신저 서비스 '조인'이 초기 서비스 불안정으로 사용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위치정보, 영상파일 전송 같은 부가기능은 고사하고 메신저의 기본 기능인 문자메시지 전송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첫선을 보인 조인은 6일 현재 81만명가량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내려받았지만 실제 조인을 기본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는 숫자는 채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들이 이전부터 사용하고 있던 카카오톡, 라인 같은 메신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인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정한 서비스 때문이라는 게 이동통신 회사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모씨는 "카카오나 NHN 등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회사의 카카오톡이나 라인도 무리없이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데 20년 가까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해 온 이동통신 회사들의 조인이 문자메시지 전송 실패율이 높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동통신 회사들은 조인의 문자메시지 전송 실패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자메시지 전송 실패를 문제 삼는 고객이 많지 않다는 게 답변의 전부다.

게다가 조인은 기존 유료 문자메시지와 중복 발송되면서 스팸 문자메시지는 조인과 유료 문자메시지를 모두 받아 두번씩 삭제해야 하는 불편도 따른다.


여기다 동영상이나 첨부파일 전송 용량이 작고, 사용자환경(UI)이 불편하다는 불만도 잇따라 일부 사용자 사이에서는 "조인을 사용할 메리트가 전혀 없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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