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혈액으로 대장암 검사, 90% 이상 정확도 보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21 14:06

수정 2013.01.21 14:06

김남규 교수
김남규 교수

정현철 교수
정현철 교수





국내 연구진이 혈액 속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90% 이상의 정확도로 대장암을 검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정현철·외과 김남규 교수와 지노믹트리 연구팀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특정연구센터지원사업인 국가지정 바이오칩 연구센터의 산학협력 연구 성과물로 혈액 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진단하거나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술은 후생유전학적 대장암 진단 바이오마커인 '신데칸-2(SDC2)' 유전자의 메틸화를 실시간으로 정량 분석해 대장암 선별검사 및 모니터링 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메틸화 현상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할 때 가장 초기에 일어나는 화학적인 변화로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에 메틸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특정 암에서 특이적으로 메틸화되는 유전자를 메틸화 바이오마커라고 한다.

메틸화 바이오마커 유전자들은 암세포에서 혈액으로 흘러나오기 때문에 혈액을 이용한 메틸화 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신데칸-2(SDC2)' 유전자를 이용해 대장암 환자의 암 조직을 대상으로 한 임상검증 연구에서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혈액을 이용한 임상검증에서도 대장암을 진단하는 민감도가 87.0% 이상, 암이 아닌 경우를 진단하는 특이도는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 대장내시경 시행 전 선별검사로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즉, 선별검사에서 암이 아닌 것으로 판명 받았을 경우는 추가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고, 대장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대장내시경을 시행해 확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개발된 방법은 정확도가 낮아 검사의 한계를 보였다.


정현철 교수는 "현재는 대장암 확진 전 선별검사나 재발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되지만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표적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보건신기술 인증' 평가에서 '메틸레이션 바이오마커(SDC2)를 이용한 혈액기반 대장암 모니터링 기술'로 보건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연구팀은 대장암의 선별검사 및 모니터링용 진단기술은 전 세계 약 1조 5000억원 규모의 시장이며 이번 기술 개발로 향후 1~2년 이내 대규모 임상검증 및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사업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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