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통신업계 이제 좋은 시절 다 갔나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11 16:51

수정 2013.02.11 16:51

이동통신 서비스, 단말기 중심으로 성장하던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성장동력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급속히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ICT 기업들의 사업전략 조정은 물론 정부에서도 네트워크 사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ICT산업 정책을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주요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NHN 등 모바일 플랫폼 사업에 주력한 기업들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한 반면 SK텔레콤, KT, LG U+ 등 전통적인 통신망 사업에 주력한 통신업체들은 일제히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대중적 인기를 얻은 카카오톡의 단순한 메신저 서비스에서는 해마다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변신한 뒤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동안 5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8월 이후 매월 매출이 상승세를 유지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적자금액을 상쇄하고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경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NHN은 "실적 호조를 견인한 주역은 단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게임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전년 대비 매출이 5% 줄어든 반면 '라인'을 통해 유통한 게임사업이 급성장해 라인은 지난해 4·4분기 483억원의 매출을 올려 직전분기에 비해 3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이 승승장구한 반면 전통적인 네트워크 업체들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KT는 자회사 KTF를 합병한 직후인 2010년 2조507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1조2138억원으로 3년 새 41%나 줄었다. 매출은 3년 동안 부동산 매각, 자회사 확대 등으로 15%가량 늘었지만 결국 영업의 질은 좋지 않았다는 증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76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3년 전인 2010년 2조350억원에 비해 15% 가까이 이익이 줄었다. 특히 SK텔레콤이 최근 5년 새 연간 2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LG U+는 지난해 영업이익 1268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0년 6553억원에 비해 80% 가까이 이익이 줄었다.

ICT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 성공의 견인차는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이라며 "외국계 대형 ICT 업체들에 플랫폼 사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도록 국내 기업들이 플랫폼 중심 사업전략을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망(네트워크) 규제 중심으로 짜 놓은 국내 ICT산업 정책도 손질해 ICT산업의 균형발전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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