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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 김린 의무부총장, “미국 하버드대학 모델로 한 연구중심병원 될 것”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01 15:18

수정 2013.04.01 15:18

고려대의료원 김린 의무부총장, “미국 하버드대학 모델로 한 연구중심병원 될 것”

"미국 하버드대 의대는 진료가 아닌 연구 분야에서 연간 6억달러(약 66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 대학이 고려대의료원의 모델이다."

김린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은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고려대의료원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은 산하병원인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는 '2013년도 연구중심병원'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10개의 연구중심병원 중 한 의료원 산하 두 개 기관이 동시에 선정된 기관은 고려대의료원이 유일하다.

김린 의무부총장은 "이번 선정은 그만큼 고려대의료원의 연구역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거쳐 충분히 준비되었음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그동안 규모 면에서 '빅 5 병원'에 들지 못해 진료순위 등 임상부분에서 소외됐지만 앞으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의료기술의 상업화 부분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병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번 선정이 그동안 연구분야에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의료원은 지난 2005년부터 연구중심의 병원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한 뒤 '의과학연구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장기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하드웨어를 확충하는 한편, 대학원 연구전담교수를 의료원 산하 각 병원에 채용하고 병원 임상교수와의 합동 연구를 활성화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KU-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융합대학원을 만들어 바이오메드, 정보기술(IT), 나노 분야 석박사 40명을 뽑기도 했다. 이외에도 병원-대학-연구소-기업-공공기관이 협력할 수 있도록 109개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고려대의료원은 산하기관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연구 분야를 세분화해 특화시켰다는 게 장점이다. 안암병원은 유전체 연구, IT 융합연구,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맞춤의료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구로병원은 의료기기 연구, 백신연구, 재생의학연구, 암치료제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구로병원에서는 종양내과에서 암진단과 관련된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기업체들로부터 80억원을 지원받은 것이다. 이외에도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표적 압타머 암 치료제, 근골격 재생기반기술 및 면역증강제 기반기술 등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현재 연구중심병원은 연구비를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진료수익으로 병원 매출을 올리기 힘든 현재 구조에서는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김린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그동안 연구를 통해 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여러가지 특허가 나오고 있어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변리사에게 병원별로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의료기기나 진단 분야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며 이를 위해 의료원에서는 산하 병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중심병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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