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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창조경제 혁명] (2부·4) 온라인게임 ‘퍼스트 무버’ 한국,세계 게임시장 트렌드 이끈다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17 16:43

수정 2013.04.17 16:43

[제4의 물결,창조경제 혁명] (2부·4) 온라인게임 ‘퍼스트 무버’ 한국,세계 게임시장 트렌드 이끈다

#.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현 김정주 넥슨그룹 회장과 함께 1994년 넥슨을 공동 창업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첫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1996년)를 내놨다. 이후 엔씨소프트로 옮겨 김택진 대표와 손잡고 '리니지'(1998년)를 출시했는데 리니지는 2014년 누적 매출 2조원 달성 예정인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잡고 있다.

#. 넥슨은 1999년 세계 첫 부분유료화(Free to Play) 모델을 내놓으며 급성장해 2011년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등 세계적인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부분유료화 모델은 EA, 블리자드, 징가, 킹 등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뿐 아니라 최근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들도 도입해 전체적인 시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됐다.

애니팡
애니팡

국내 제조업체들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에 머물러 있던 1990년대부터 이미 한국의 게임업계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로서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었다. 박근혜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전형을 이미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넥슨은 1996년 '바람의 나라'를 개발, 세계 최초로 온라인게임이라는 플랫폼을 개척하며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위력을 세계 시장에 떨쳤다. 특히 인터넷 보급 초창기였던 1999년 당시 온라인게임 '퀴즈퀴즈(현 큐플레이)'에 처음 도입한 '부분유료화' 제도는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으며 생명력을 유지해 모바일시대 수익모델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카카오톡 게임의 대부분이 부분유료화 모델을 적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업체인 EA, 블리자드, 징가 등도 이 모델로 급성장했다.

■국내 게임산업은 퍼스트 무버

이처럼 김정주 회장, 김택진 대표, 송재경 대표 등 게임 1세대의 저력과 중견·벤처들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산업은 퍼스트 무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1990년대 초고속인터넷망 덕에 온라인게임이 세계 시장을 선도했다면,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전국 상용화를 시작한 롱텀에볼루션(LTE)에 힘입어 모바일게임 강국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지난해 7월 30일 게임센터를 오픈하면서 애니팡, 다함께차차차, 윈드러너 등 1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모바일게임을 잇달아 탄생시켰다. 이들 게임은 하루 최고 매출 10억원 이상을 올리며 게임사들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이 성장하기까지는 피처폰 시절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던 개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이른 시기부터 각각 중국, 미국 시장을 개척해 왔다.

게임빌은 2006년 3월 모바일 게임업계 최초로 '게임빌 USA'를 설립하고, 텃세가 심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게임빌 김용훈 실장은 "현지 시장에 진입하기가 초창기에는 어려웠지만 대형 이통사인 AT&A 담당자를 겨우 만나게 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면서 "당시 북미에서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는데 우리 게임을 보여줬더니 창의적인 게임이라며 서비스를 시작하자고 해서 현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분유료화 모델, 세계가 도입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지위를 보유한 한국은 '부분유료화'라는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도 세계 시장에서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등이 부분유료화로 최근 수년간 인기를 얻자 북미 게임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정보기술(IT)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넥슨은 혁신적인 수익 모델인 부분유료화를 도입하고 정착시킨 선구적인 온라인 게임회사"라고 소개했다. 포브스는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한 후 수익을 창출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정착시킨 넥슨이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PC 기반의 온라인 시대에 싹을 키운 부분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이 모바일 시대를 맞아 꽃을 피우고 있는 것.

지금은 국내 온라인게임을 뛰어넘어 모바일 앱, 모바일게임 등으로 확산돼 국가와 플랫폼을 초월해 비즈니스 모델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앱 분석업체 디스티모에 따르면 모바일 오픈마켓 초창기인 2010년 6월에는 글로벌 유료 앱 비중이 71%로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2012년 6월에는 부분유료화 앱이 전체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개발사들의 수익 비중도 부분유료화가 39%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월정액 판매 29%, 유료판매는 1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의성·고연봉 청년 선호 일자리로

1990년대 작은 벤처들이 시동을 건 국내 게임산업은 이제 1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며 종사자가 10만명에 육박하는 등 창조적인 일자리 창출과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20~30대 비중이 전체 임직원의 92.4%를 차지할 정도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창조산업과 콘텐츠'란 보고서에서 "새 정부가 콘텐츠산업에 관심을 갖고 집중 육성할 5대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게임을 꼽아 기대가 크다"며 "모든 산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힘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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