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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체 원리로 이산화탄소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분리막 제조기술 개발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23 11:30

수정 2013.04.23 10:11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최정규 교수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최정규 교수

골재에서 미세한 모래를 선별해 내는 체(sieve)처럼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분리해 내는 제올라이트 분리막 제조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는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최정규 교수 연구팀이 CHA(카바자이트) 타입의 제올라이트를 균일하게 만들고 분리막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기술(CCS)'은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석유화학공장 등 이산화탄소 대량발생원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배출되기 전에 포집한 후 압축·수송해 저장하거나 유용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 이번 연구성과가 상용화될 경우 습식, 건식 등 여타 포집 기술에 비해 공정이 간단하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을 현재의 1/3 이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리막을 통한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다른 분자에 비해 크기가 작은 이산화탄소 분자만을 통과시킬 수 있는 균일한 막을 제조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기공 크기가 이산화탄소 분자보다 크고 질소분자보다 작은 제올라이트를 분리막으로 사용하는 개념이 오래 전부터 제시됐다. 그러나 제올라이트의 결정이 비균질적이어서 균일한 분리막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산화탄소 분자보다 작은 물분자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지적됐다.


최정규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친수성이 높은 실리콘과 산소로 구성된 CHA타입의 제올라이트를 선택해 정육면체 형태와 판형 결정이 섞인 제올라이트에 초음파 처리를 했다. 이 공정을 통해 다공성 지지대에 판형 제올라이트만 증착시켜 납작하고 균일한 제올라이트 분리막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두께 1μm(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박막을 제조하고 수분에 대한 안정성 확보 및 대면적화 등 제올라이트 분리막의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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