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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4 판매량 숨겨라”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28 16:32

수정 2013.04.28 16:32

“갤S4 판매량 숨겨라”

이동통신 시장이 과열경쟁에서 벗어나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과거엔 갤럭시, 아이폰 등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이동통신 시장이 보조금 경쟁으로 과열됐으나 최근엔 삼성전자가 올해 최고 전략폰 중 하나인 '갤럭시S4'(사진)를 출시했는데도 이동통신 회사들이 판매량 공개를 통한 실적 알리기보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

이처럼 이동통신 회사들의 자세가 달라진 이유는 실적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경우 또 다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발동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2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갤럭시S4와 관련해 구체적인 판매 실적을 밝히지 말라는 내부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업체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경쟁 격화를 염려해 갤럭시S4의 구체적인 판매실적을 공개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6일 갤럭시S4 출시 당일 판매 실적을 묻는 질문에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19~25일 1만대 선착순 예약판매가 끝난 뒤에 구체적인 판매 실적은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며 "판매대수 등 숫자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보조금 경쟁이 연이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KT나 LG U+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최근 이동통신 3사는 무제한음성통화 요금제 등을 발표하면서 보조금 경쟁을 줄이고 서비스 경쟁을 지향하고 있다. 보조금 경쟁에 따른 이득은 별로 없는 반면, 과도한 자금 투입으로 인해 출혈은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KT.LG U+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점유율은 수년간 5대 3대 2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회사별로 가입자 확보를 위해 지난해 총 7조795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썼지만 이 같은 점유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보조금 경쟁을 벌이는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실제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일부에서 감시가 소홀한 주말 등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과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차분한 상태다.

이동통신 업계 한 전문가는 "보조금을 통해 확보한 가입자는 그만큼 쉽게 빼앗길 수 있다"면서 "실제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한 업체들에 비해 꾸준히 매력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업체들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휴대폰의 높은 출고가가 보조금 경쟁을 부추긴다는 일부 시각 때문에 갤럭시S4의 경우 전작인 '갤럭시S3'에 비해 약 10만원 저렴한 출고가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회사들도 보조금 지급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

이동통신 회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S4의 경우 브랜드 밸류와 스펙에 비해서 출고가가 낮기 때문에 이동통신 회사 입장에서도 마케팅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 들었다"면서 "최근 보조금 경쟁을 우려하는 분위기에 따라 업체들이 나서서 실적을 발표하고 경쟁하는 일은 당분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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