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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활용 자살예보시스템 세계 첫 구축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7 16:45

수정 2013.05.27 16:45

SNS 활용 자살예보시스템 세계 첫 구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자살예보 시스템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일기예보를 통해 궂은 날씨를 예측할 수 있듯 자살예보 시스템에 따라 자살위험성이 높은 때를 알아내 자살률 감소에 보탬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사진)팀은 다음소프트와 공동으로 자살예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자살률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요소인 물가, 실업률, 주가지수, 기온, 유명인의 자살에 더해 이번 시스템에서는 1억5000여만건의 SNS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이 결합됐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8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자살통계와 SNS상에서 자살이나 자살 관련 단어의 빈도를 비교해 이 두 가지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어 예전에 알려진 사회·경제·기후 지표들과 SNS를 활용한 빅데이터를 결합, 자살예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2010년 자살통계에 적용한 결과 거의 일치하는 그래프를 얻었다. 김도관 교수팀에 따르면 자살예측 시스템의 정확성은 79%에 달했다.

이를 적용할 경우 '자살주의보, 자살경보'와 같이 국가 차원에서 자살률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원홍희.명우재 연구원은 "유명인사의 자살이 실제로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베르테르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으나 사회적 지표와 SNS 빅데이터를 이용한 자살예측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소개된 적이 없다"며 "무엇보다 개인적 지표인 SNS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살을 예측할 수 있게 됐고 빅데이터를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할 경우 예측 정확도를 9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관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자살예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좀 더 효율적인 자살 예방사업을 펼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률 최고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최근 생물학.의학.유전학 등을 주로 다루는 미국 과학저널인 PLOS에 소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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