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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모바일코리아포럼] (2) 통신인터넷 시장 선도하는 롭 챈덕 퀄컴 인터넷서비스 사장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02 16:34

수정 2014.11.05 12:53

사진=서동일 기자
사진=서동일 기자

"앞으로 1년 안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은 눈부신 발전이 이뤄질 것입니다. 모바일 기업뿐 아니라 가전업계에서도 사물인터넷 시장이 열릴 준비단계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기기 간 상호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죠."
세계적인 모바일 반도체 기업인 퀄컴에서 인터넷서비스를 총괄하는 롭 챈덕 퀄컴 통신인터넷 부문 사장(51)은 스마트폰, 컴퓨터, 가전, 사무기기, 자동차 등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제어되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역설했다.

지난달 27일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주최한 '제4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 연설차 방한한 챈덕 사장을 만나 퀄컴이 추진 중인 혁신 사업들과 통신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개발자 출신으로 지난 2000년 퀄컴에 입사한 챈덕 사장은 그동안 한국을 스무 번 넘게 찾은 '한국통'으로도 알려져 있다.

―세계 모바일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퀄컴이 최근 몇 년간 혁신적인 사업 변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들인가.

▲두 가지 혁신의 방향이 있다. 첫째는 기존 제품에 대한 혁신을 들 수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이자 주력제품인 '스냅 드래건',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등 무선기술 혁신에 집중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혁신이다. '디지털 식스센스(Digital Sixth sense)', '사물인터넷' 등 무선기술 환경을 지금보다 1000배 좋게 만드는 프로젝트들이 있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용량을 1000배 정도 늘려 트래픽 속도를 향상시키는 게 목표다. 이 밖에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 즉 '신경 컴퓨터(neuro-computing)' 분야에도 접근하고 있다. 참고로, 내가 총괄하는 사업은 두 가지다. 무선통신 기술을 다루는 퀄컴인터넷서비스(QIS)와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웨어러블 컴퓨터 등 새로운 분야인 퀄컴인터랙티브플랫폼(QIP)을 동시에 맡고 있다.

롭 챈덕 퀄컴 인터넷서비스 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미래창조과학부 공동주최로 열린 '제4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롭 챈덕 퀄컴 인터넷서비스 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미래창조과학부 공동주최로 열린 '제4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디지털 식스센스'는 어떤 의미인가.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여러 가지 센서(카메라, 네트워크, 다른 기기 등)와 연결해 상호작용하는 개념이다. 기기들이 일종의 개인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디오가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해 알아서 음악을 켜거나 끈다든지, 모임에서 만난 상대방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하면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등의 증강현실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아직은 공상과학 영화 같지만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다시 말하면 스마트폰의 경우 각종 센서가 들어가 동작인식이나 생체인식 등을 통해 인간의 오감에 하나의 감각을 더하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포함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 몸의 혈압, 당수치 등 신호들을 파악해 알려주고 결과나 처방까지 볼 수 있다. 퀄컴은 이런 서비스를 위해 '올조인(Alljoyn)'이나 증강현실 서비스인 '뷰포리아(Vuforia)' 등을 개발했다.

―퀄컴이 야심차게 선보인 다화면(N스크린) 플랫폼 서비스인 '올조인'의 개발 상황과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올조인 개발 초기에는 기기들 간의 통신이 목적이었다. 예를 들면 휴대폰으로 다른 휴대폰이 어디 있는지를 찾는다거나 기기 간에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 등이었다. 현재 구글 플레이마켓에서 올조인 관련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이 20~30개 정도 있다. 초반에는 개발자들과의 관계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이 서비스를 제품에 탑재할 제조사들과 사업적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1년 전부터 가전회사들과 올조인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해 오고 있다. 세탁기, 오디오, 스피커, 냉장고 등은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기들이라 소프트웨어를 넣기 위해 제조사들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올조인은 비용 효율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세탁기, 냉장고 등은 이익률이 낮은 제품들이라 올조인 모듈의 비용 역시 최대한 낮춰야 성공할 수 있다. 가전기기에 적용하는 모듈 가격이 현재는 100달러 정도지만 5년쯤 뒤에는 1달러 미만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올조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모든 브랜드와 운영체제(OS), 통신사업자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모든 기기들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올조인은 이종 기기 간에 하나의 프로토콜(통신규약)로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오디오에서 듣는 음악을 블루투스나 무선랜(와이파이)으로 스트리밍해서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에서 들을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와이파이는 특허 제한을 받아 다른 회사나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없지만 '올조인 오디오'(가칭)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이런 장벽에 구애받지 않고 기기 간 자유롭게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올조인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나. 또 삼성전자의 '올셰어(AllShare)'라는 유사한 서비스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되고, 가전기기는 별도의 통신 칩을 넣어야 하는데 그게 올조인 모듈이다. 중요한 건 오픈 소스라 안드로이드나 iOS, 윈도 등 운영체제와 기기에 국한하지 않고 올조인을 통해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알람시계와 스마트폰, 혹은 토스트 기기와 스마트 시계 등이 서로 연결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물인터넷은 인터넷 초기랑 비슷하다. 인터넷 초기를 돌이켜보면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의 PC통신이 서로 소통이 안 됐다. 이처럼 지금은 우리 주변의 기기들이 서로 소통이 안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터넷이 장벽 없이 소통됐듯이 사물 간의 소통시대가 올 것이다. 올셰어는 삼성 제품 간에만 연결되는 서비스로 알고 있다. 반면, 올조인은 제조사나 OS에 상관없이 모든 플랫폼에서 작동한다. 예를 들면 삼성 스마트TV와 LG 스마트폰이 호환될 수 있는 연결통로인 셈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나 통신사들과 올조인 관련 사업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지. 향후 국내 스마트폰이나 가전에 올조인이 탑재될 계획이 있나.

▲올조인 서비스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파트너사를 만나고 다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특정 파트너사와의 사업내용을 밝히긴 어렵다. 다만,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올조인 관련 제품들이 나올 예정이다.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컴퓨터(입는 컴퓨터), 증강현실 등 새로운 컴퓨팅 기술들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을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나.

▲올조인은 앞으로 1년 안에 우리의 삶에 들어올 것이다. 또 증강현실 기술은 이미 마케팅이나 광고에서 사용되고 있다. 퀄컴의 뷰포리아만 보더라도 수천개의 애플리케이션과 수백만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스타벅스 컵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할인 쿠폰을 받는 것도 일종의 증강현실이다. 아직 '마이너리티 리포트' 같은 영화 속 증강현실 기술까지 도달하진 못했지만 스마트 시계나 올조인 등이 결합되면 이른 시일 내 사용자들이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장치 기술부터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등 퀄컴이 통신과 모바일 시장에 많은 혁신을 가져왔다. 다음 혁신은 어떤 걸 준비하고 있나.

▲앞서 말한 대로 모든 모바일 기기와 사물들이 연결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선기술의 획기적인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것들이 지원되면 사용자들은 정보량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퀄컴은 이런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무선통신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집중하고 있다. 역시 앞서 이야기한 디지털 헬스케어나 신경 컴퓨터 같은 전혀 다른 분야의 혁신도 함께 진행할 것이다. 이런 서비스들이 언제 상용화될지는 확정하기 힘들지만 퀄컴은 장기적 플랜을 갖고 수십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최근 한국이 세계 최초로 LTE-A를 상용화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를 통해 이를 구현했는데 향후 LTE-A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LTE-A는 통신 속도와 상이한 주파수를 묶어 용량을 늘리는 기술로 구현된다.

한국은 워낙 통신 시장이 발달해 솔직히 LTE-A 최초 상용화가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언제쯤 LTE-A를 도입할지는 모르겠다.
나라마다 주파수 정책이나 통신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가 올 거라고 예상하긴 힘들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이환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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