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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 급변,위기와 기회 공존] (하) 중국이 장악한 세계 게임 산업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6 03:30

수정 2014.11.03 12:33

[게임시장 급변,위기와 기회 공존] (하) 중국이 장악한 세계 게임 산업

"한국 온라인게임 전성기 때는 중국에서 우리 게임을 모셔가려고 안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하려고 줄을 서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시장과 중국의 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은 이미 2009년부터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을 추월했으며 해가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코트라와 2012게임백서 등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온라인게임시장 규모는 601억2000만위안(약 10조6000억원)으로 한국의 7조8000억원보다 3조원가량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게임을 베끼던 중국게임사들이 질적·양적으로 성장해 이제는 세계 최대 게임시장이 됐으며, 그중에서도 텐센트는 세계 최고 게임사로 성장했다"면서 "텐센트는 카카오,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등 게임 및 플랫폼사에 지분투자를 하고,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앞세워 모바일게임시장도 점령할 태세"라고 말했다.


■中 게임사, 국내 업체 압도

텐센트는 실적, 기업가치, 게임업계 영향력 등에서 국내외 게임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텐센트가 게임뿐 아니라 인터넷 사업도 병행하고 있지만 직원, 매출 등을 단순 비교해도 국내 최고 게임사와 수배~수십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텐센트는 직원수가 2만4200여명이어서 넥슨 3200여명, 엔씨소프트 2200여명보다 최대 10배가량 많다. 2012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텐센트는 매출 516억5200만위안(약 9조1000억원)을 기록해 넥슨 1361억8100만엔(1조4000억원), 엔씨소프트 8400억원보다 6~11배 많다. 시가총액도 텐센트가 5632억2000만 홍콩달러(약 78조7000억원·6월 28일 종가 기준)을 기록해 넥슨 4771억6000만엔(약 5조1000억원), 엔씨소프트 3조5000억원에 비해 15~22배 많다.

한때 세계 최대 게임사였던 액티비전블리자드도 직원수 7000여명, 매출 49억8300만달러(약 5조4000억원), 시가총액 159억4000만달러(약 17조2000억원)로 텐센트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中, 글로벌업체 영향력 막강

텐센트는 한국 및 세계 주요 게임업체들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지분 13.8%를 확보했으며, 국내 벤처캐피털사 캡스톤파트너스와 500억원 펀드를 조성해 중소 개발사에 잇달아 투자하며 콘텐츠 확보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지난 2011년 2억3100만달러에 미국계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90%가량을 인수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에도 투자해 최대 주주(24.9%)로 올라섰으며, 게임 제작용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스의 지분 40%도 확보했다.
또 러시아, 필리핀, 남미, 베트남 등 최고 업체에 잇달아 투자하는 등 세계 게임업계에 손을 뻗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에 투자를 단행해 샤오미 스마트폰에 자사의 게임, 모바일메신저 위챗 등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해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다"면서 "모바일 개발자도 수천명에 달하고 있어 한국은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도 수년 내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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