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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소재’ 그래핀 상용화 각축전, 삼성·LG·성균관대 글로벌 선두권

김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6 17:18

수정 2014.10.28 20:07

‘꿈의 소재’ 그래핀 상용화 각축전, 삼성·LG·성균관대 글로벌 선두권

구리보다 10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 소자인 실리콘보다 전자를 100배 빠르게 이동시킨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지만 늘리거나 구부려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 그래핀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이유다.

그래핀은 2010년 한국인 첫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는 꿈에 가장 근접한 연구분야였다. 노벨상의 아쉬움도 잠시, 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그래핀 상용화의 꿈을 실현하는 주역이 됐다.

6일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유럽은 2013년부터 10년간 17개국 60개 기관이 참여하고 약 1조4448억원(10억유로)을 투자하는 '그래핀 플래그십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2012년 10월 그래핀 상용화 사업에 900억원을 투입했으며 싱가포르국립대는 2010년 그래핀센터를 설립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그래핀 특허권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역시 미래창조과학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등 정부 주도의 지원이 활발하다.

이처럼 그래핀의 상용화를 두고 전 세계가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그래핀 관련 특허경쟁력은 세계 선두권이다. 지난해 영국 특허 자문업체 케임브리지 IP보고서는 세계 그래핀 분야에서 삼성이 407건의 특허 출원을 하면서 2위인 미국 IBM의 134건보다 3배가량 많았다. 연구기관으로는 성균관대가 134건으로 1위였고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이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허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에 출원된 그래핀 관련 특허는 모두 3478건. 연도별 출원 동향을 보면 그래핀 분리에 최초로 성공한 2004년 이후 2005년에 3건, 2006년에는 7건에 불과했지만 2009년 이후부터는 204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2년에는 954건으로 2009년도에 비해 약 5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출원인별로 보면 2013년에 삼성전자가 224건, 삼성 계열사가 225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LG 계열사가 180건, 성균관대학교가 147건 등 순으로 국내에서도 기업으로서는 삼성전자, 연구기관으로서는 성균관대학교가 연구개발 및 특허 포트폴리오 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웨이퍼 크기의 대면적 단결정 그래핀 합성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대량생산기술 구축에도 박차를 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래핀의 전기적인 특성이 월등해졌을 뿐만 아니라 합성에 게르마늄을 사용함으로써 그래핀과 웨이퍼의 결합력을 떨어뜨려 기존 실리콘 웨이퍼보다 분리가 쉬워졌다. 또 그래핀을 분리한 후 게르마늄 웨이퍼를 재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연구결과는 과학분야 세계 권위지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4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에 참여한 삼성전자종합기술원 황성우 전무는 "이번에 발표된 단결정 그래핀 합성법은 그래핀의 전자소자 응용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단결정 그래핀의 크기를 더욱 확대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핀 시장 규모는 2025년 169조원, 2030년에는 300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투명전극소재는 ITO 전극을 대체하고 신시장을 창출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ITO의 원료인 인듐은 가격변동 및 자원무기화로 인한 수급불안 등이 한계다. 특히 각종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로 활용도가 높아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등 디스플레이, 스마트 윈도 및 태양전지용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 출시가 유망하다.
고성능 방열재료 시장의 잠재력도 큰 편이다. 현재 고방열소재는 9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의 꾸준한 시장 성장과 함께 시장 확대 추세다.


한편 산업기술평가원은 '그래핀 응용기술 연구개발 동향 및 사업화 전망'을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세계 최고수준의 국내 산업과 융합해 상용화 기술을 획득할 때 세계시장의 높은 점유율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그래핀 기반 산업은 한국이 산업 초기부터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최초의 산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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