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토종IT ‘글로벌 노크’ 외국IT ‘코리아 노크’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1 17:52

수정 2014.10.25 00:38

토종IT ‘글로벌 노크’ 외국IT ‘코리아 노크’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갈수록 발언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의 주요 IT 공룡들이 한국 시장 점령을 위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내 주요 인터넷 및 게임업체들은 우리 정부의 역차별 규제로 한국 시장을 떠나기 바쁜데 반해 최근 중국 텐센트, 알리바바는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 위한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한국 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오는 10월 방영 예정인 SBS드라마 '모던파머'(가제)에 간접광고(PPL)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텐센트 관계자가 SBS 측과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던파머'는 남자 아이돌그룹 FT아일랜드 이홍기가 주연으로 출연하며, 록밴드 멤버들의 귀농을 다루는 내용으로 오는 10월 18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위챗은 이미 전 세계 가입자 수 6억명을 돌파해 와츠앱에 이은 전 세계 2위의 모바일 메신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중국인들로 국한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라 부르기엔 이견이 많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 내에서도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방영 이후 10, 20대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 이용자가 늘면서 위챗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라인은 드라마 별그대에 PPL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한류스타가 많은 한국 드라마에 위챗을 삽입시켜 PPL을 진행한 후 한국을 중심으로 위챗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텐센트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려는 또 다른 이유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텐센트는 중소기업청, 캡스톤파트너스와 함께 제1회 캡스톤파트너스-텐센트 모바일 게임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해 텐센트 플랫폼을 통한 게임 출시 및 중국 시장 진출 방법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텐센트에 이어 또 다른 중국 공룡 알리바바도 최근 게임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며 한국 모바일 게임 플랫폼 시장 공략 준비에 한창이다. 먼저 알리바바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지난 4월 텐센트코리아 출신의 황매영씨를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황 지사장은 텐센트코리아에서 모바일 게임 소싱을 총괄한 인물로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등 CJ E&M 넷마블 게임들을 텐센트 모바일게임 플랫폼 입점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있어 최대 경쟁사인 텐센트 출신 인사를 국내 지사장으로 기용한 것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하려는 움직임과 반대로 국내 IT 기업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에 라인주식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도쿄와 미국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도 일본에 IPO를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에 비해 게임·인터넷 산업에서 풍부한 기술력과 수준 높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활용으로도 좋아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오기를 원한다"며 "여기에 정부의 역차별성 규제로 해외 업체는 한국 시장에서 기업 활동 하기에 최적화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 기업은 역차별성 규제에 신음하며 해외로 나가기 시급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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