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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조항 횡포에.. 유튜브 떠나는 콘텐츠 사업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5 17:34

수정 2014.09.15 17:34

독점조항 횡포에.. 유튜브 떠나는 콘텐츠 사업자

#. 유튜브 기반 코미디 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 마이댐채널(MyDamn Channel)은 신규 코미디 프로그램 4개를 유튜브가 아닌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블립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블립은 이번 계약에 신규프로그램 4개 외 이전에 방영된 마이댐채널 프로그램을 선택해 공급받을 수 있는 조항도 포함시켰다.

유튜브에서 출발한 콘텐츠 사업자들이 자체적인 유통망과 여력을 갖추며 유튜브를 떠나고 있다. 구글이 절반에 가까운 광고수익을 가져가고 콘텐츠 독점조항을 요구하자 이에 대한 콘텐츠 창작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유튜브 외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업체들도 연합해 광고수익의 합리적 조정 등을 고민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익 45% 떼는 유튜브와 결별

15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에 따르면 유튜브 기반 채널들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입의 45%를 구글이 가져가는 수익 배분 방식에 대한 콘텐츠 창작자들의 불만이 높다.

광고수익의 발생 규모와 관계없이 이 같은 조항이 유지되기 때문에 광고 단가가 하락하거나 광고수익이 크지 않은 비인기 채널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이다.

일정 규모의 광고시청 건수가 확보돼야 하지만 광고시청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원하는 수익을 달성할 수 없어 적은 수익에도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떼야 하기에 유튜브 이탈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인기드라마 '블루'를 제작한 위그스는 유튜브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난 2012년부터 투자했지만, 이듬해부터 '블루 시즌3'를 유튜브가 아닌 경쟁 플랫폼인 훌루에 공급했다. 주시청층이 주요인이기도 했으나 광고 단가와 시청 규모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유튜브는 자사의 지원을 받은 채널에 대해선 투자 후 1년간 또는 투자금이 회수되기 전까지 유튜브 외 타 플랫폼에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없게 하는 독점조항을 요구했다. 지난해 2월부터 이 조항은 폐지해가는 추세지만 아직 일부 콘텐츠는 여전히 해당 조항에 발이 묶여있다.

■국내업계 "클릭당 과금" 추세

이 같은 제한에 따른 이탈에 야후와 컴캐스트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시장 재편 움직임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감지해 관련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들의 유튜브 이탈은 아직 미국에 한정된 것이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판도라TV, 아프리카TV, 곰TV, 엠군 등 주요 국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회사들이 연합해 광고비용 합리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정시간 이상 노출돼야 과금이 되는 유튜브와 달리 클릭당 과금 방식으로 진행되는 과금 등으로 콘텐츠 창작자들에 대한 부담을 낮춘다는 것이다.

판도라TV 관계자는 "유튜브의 인지도와 노출량이 워낙 커 당장 상대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업체들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연합대응으로 현실적인 광고체계를 구축해 유튜브의 비싼 광고비에 대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CA 측은 "온라인 동영상 사업은 단순히 동영상 제공만의 변화가 아닌 본질적으로 콘텐츠 중심 세상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어떤 사업자들이 어떤 목적과 콘텐츠를 갖고 해당 사업에 진출해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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