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신헌 대표 검찰조사 도중 결국 사의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8 13:46

수정 2014.10.28 06:18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최근 남품업체로 부터 거액의 금액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집중 조사가 시작된지 10여일만에 결국 자진 사임했다. 신 대표는 롯데 공채 출신으로 첫 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18일 롯데에 따르면 신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롯데쇼핑과 롯데백화점 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회사 측에 통보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신 대표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사전구속 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신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홈쇼핑 대표 재직시절 임직원들이 횡령한 회삿돈의 일부를 상납받고 납품업체의 뒷돈은 건네받은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 대표는 이달 두째주부터 시작된 검찰의 집중 조사에도 직책을 유지해왔다.
롯데그룹측은 그동안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라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해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신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 뒤 금품 수수혐의를 포착하고 구속 수사에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파헤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신 대표를 심리적으로 더욱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는 그룹 내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롯데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를 맡을 만큼 승승장구했다. 그만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일각에선 신격호 총괄회장측의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룹 내 입지가 탄탄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신 대표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재직시절 받았던 돈이 뒷덜미를 붙잡았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시 롯데홈쇼핑의 경영지원부문장이었던 김모 고객지원부문장(50)과 이모 방송본부장(50)은 롯데홈쇼핑이 사옥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방송장비와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다하게 지급한 뒤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회삿돈 6억5000만원을 빼돌렸고,이 중 일부가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신 대표에게 흘러갔다.

또 구속 기소된 이모 생활부문장(50)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총 9억원의 뒷돈을 받았고, 신헌 당시 대표는 이 부문장이 받은 뒷돈 중에서 수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그동안 신 대표는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적은 있지만 횡령을 지시하거나 요구한 적은 없다"고 검찰에 해명해왔다.

그렇지만 검찰은 회삿돈을 횡령한 이모 전 방송본부장이 처음부터 신 대표와 공모한 단서를 잡고 공모 관계를 확인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대표와 임모 방송본부장이 짜고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자금을 횡령하고, 실행은 김모 고객지원부문장이 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롯데쇼핑은 빠른 시일 내에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새 대표가 뽑힐 때까지는 롯데쇼핑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자리를 대신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새 대표 이사 선임 시기가 언제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당분간 위기 경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보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