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홈쇼핑 납품비리·제2롯데월드 사고..롯데그룹 쇄신 ‘발등의 불’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1 17:42

수정 2014.10.28 05:21

홈쇼핑 납품비리·제2롯데월드 사고..롯데그룹 쇄신 ‘발등의 불’

'롯데그룹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잇단 비리가 터지고 계열사 간에 혼선이 빚어지는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맞자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검찰의 롯데쇼핑 신헌 대표에 대한 수사 이후 정책본부의 기능 재편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등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정책본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구조조정본부 격인 정책본부는 신동빈 회장과 함께 이인원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꾸려왔다.

홈쇼핑 납품비리·제2롯데월드 사고..롯데그룹 쇄신 ‘발등의 불’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체계로 전환된 이후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그룹 장악력이 느슨해진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중대한 사안은 그룹 내 구조조정본부 격인 정책본부에서 결정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롯데그룹 안팎에서 계열사 간 업무의 중복뿐만 아니라 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과 소통의 창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계열사별로도 끈끈한 네트워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홈쇼핑 납품비리·제2롯데월드 사고..롯데그룹 쇄신 ‘발등의 불’

한 예로 최근 롯데쇼핑에 대한 검찰 수사 이후 롯데제과는 구매팀 등 일부 직원들의 회사 e메일과 개인 카카오톡에 대한 사찰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이 같은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계열사에 사실확인을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또 롯데자산개발은 경마공원 일대 부지에 국내 최대규모의 복합문화시설 개발사업을 확정 발표하는 과정에서 그룹 홍보채널과 소통 부재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와 롯데주류 등은 자체 언론 행사를 갖는 과정에서 조율이 되지 않아서 겹치는 해프닝까지 최근 발생했다.

각사 내 컨트롤 타워의 장악력과 감시 기능의 느슨함도 문제다. 이 같은 문제는 롯데쇼핑 신헌 대표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신 대표는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하던 2008년 3월~2011년 2월 임직원들이 횡령한 회사자금 일부를 상납받고, 납품업체들이 건넨 뒷돈을 챙긴 의혹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롯데홈쇼핑 전 영업본부장 신모씨(60).전 생활부문장 이모씨(47).전 MD(상품기획자) 정모씨(44), 인테리어 공사비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고객지원부문장 김모씨(50).방송부문장 이모씨(50)를 구속했다.

납품비리로 홈쇼핑 간부들이 대거 구속된 것을 두고 신 대표의 관리 부실 책임론이 거셌지만, 그룹 정책본부는 즉각 책임을 묻지 않았다. 신 대표에게 즉각 묻지 않은 정책본부의 미진한 처리 과정에 의문이 일고 있다. 신 대표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10여일 만에야 뒤늦게 자진 사임했다.

해외 행사에 참석한 후 조기 귀국한 신 회장이 사태 수습에 착수한 뒤인 지난 18일 뒤늦게 신 대표의 사표 수리가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이른 시일 내에 임시 주총, 이사회 등 후속 인선절차를 거쳐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신 대표와 함께 롯데쇼핑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정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인원 부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도 보이고 있다.
그룹은 이 부회장이 롯데홈쇼핑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즉각 반박하는 등 신 대표 사안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67세인 이 부회장은 30대 그룹 내에서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손꼽힌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지난 1997년 임기를 시작해 현재 17년째 재직 중으로 그룹 내 최고 실세 중 한 명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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