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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인사공백 조기 수습, 조직 추스르고 경영안정 고삐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7:18

수정 2014.10.28 04:30

롯데그룹 인사공백 조기 수습, 조직 추스르고 경영안정 고삐

롯데그룹이 '경영안정'을 선택했다.

롯데그룹은 납품비리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아오다 지난 17일 사의를 표명한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의 후임으로 롯데면세점 이원준 부사장을 23일 선임해 경영 공백 조기수습에 나섰다.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에는 롯데면세점 영업부문장인 이홍균 전무를 선임했다. 신 대표가 사임의사를 밝힌 지 5일 만의 비교적 빠른 인사다.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납품비리 사건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격노해 후속조치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었다.

■유통업무에 정통한 롯데맨

'롯데백화점 대표가 거쳐야 할 주요 업무를 두루 거친 적임자다.
'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에 대한 롯데 유통계열 안팎의 평가다. 이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981년 롯데그룹 공채 출신으로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후 33년째 유통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롯데백화점 본.점장을 거쳐 2008년 상품본부장, 2011년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백화점 업무통이란 평가다.

그의 역량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발탁되면서 두드러졌다. 이 사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면세점의 가파른 성장을 주도했다. 인도네시아와 괌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롯데면세점을 글로벌 면세점으로 성장시켰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총 3개의 매장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 오픈했다. 2013년 6월 국내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면세점을 열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4월 괌 공항 면세점 운영권도 획득했다. 롯데면세점이 2022년까지 10년간 운영을 맡게 되며 10년간 예상 매출은 1조원이다.

이 대표이사가 취임 후 롯데면세점은 매출 3조원을 최초로 넘겼고 글로벌 순위도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과가 '2018년 글로벌 톱5 백화점'을 목표로 하는 롯데백화점을 이끌기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을 잘 아는 대표가 오는 만큼 최근 사태로 사기가 떨어진 임직원 독려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롯데면세점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서 "인도네시아와 괌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롯데면세점을 글로벌 면세점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내부안정 통해 위기관리 집중

이번 인사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신속한 조직 추스르기에 더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그룹의 위기상황을 빨리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셈이다.

롯데그룹은 올 들어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로 사고와 사건이 이어졌다. 또 여기에다 같은 유통그룹인 신세계와의 영토전쟁이 진행되고 있어 무엇보다도 경영안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날 롯데그룹 관계자는 "후속 그룹 인사는 없으며, 그룹 차원의 조직 개편도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신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 대한 신임에는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는 시각이다. 즉, 그룹정책본부를 중심으로 내부안정을 서둘러 다지는 등 위기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이날 인사를 통해 롯데홈쇼핑 사태를 조기 수습하고 제2롯데월드 조기 개장 등 그룹 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그룹이 대외 소통 확대를 위해 올 초 신설한 커뮤니케이션실의 역량 강화도 예견된다. 롯데그룹은 올 초 정책본부 국제실을 '비전전략실'로 바꾸고 그룹 인수·합병업무만을 전담하게 했다.
또 정책본부에 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해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한 그룹의 모든 대외 활동을 총괄토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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