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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간 지분정리, 순환출자 ‘51개 고리’ 끊는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2 17:42

수정 2014.10.24 23:5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이 장외거래를 통해 복잡한 순환 출자고리를 끊고 계열사 간 지분 정리에 나섰다.

오는 25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회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는 데 앞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기존 순환출자는 문제가 없지만 정부의 정책에 맞춰 자발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22일 롯데그룹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역사, 롯데닷컴, 롯데푸드, 롯데리아, 한국후지필름은 롯데건설 지분 4.0%(875억원)를 호텔롯데에, 대홍기획과 롯데리아는 롯데알미늄 지분 5.1%(328억원)를 롯데케미칼에 넘겼다.

롯데상사는 롯데리아 지분 0.9%(72억원)를 롯데칠성음료에,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대홍기획,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은 롯데상사 지분 12.7%(430억원)를 롯데쇼핑에 매각했다. 바이더웨이는 호텔롯데 지분 0.6%(431억원)를 부산롯데호텔에,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1.5%(371억원)를 롯데제과에 각각 넘겼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분구조 단순화 작업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대기업 집단 중 가장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고리 수만 51개에 달한다. 특히 롯데는 그동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간 합병 등으로 순환출자 구조가 더 복잡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공시된 계열사 간 보유지분 거래는 매각사의 자금조달 목적, 매입사의 투자 목적과 함께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통한 지분구조 단순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서 "이번 거래를 통해 복잡했던 계열사 간 순환출자구조는 상당부분 간소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열사 간 합병 등 경영상의 사유로 의도하지 않게 다수의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되었으나,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지분구조를 지속적으로 단순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 간 계열사 분리를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신 회장이 쇼핑, 석유화학, 건설, 금융 부문, 신 부회장이 일본롯데와 호텔, 음식료를 맡는 식으로 후계구도를 정리하기 위해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시행령 시행을 앞두고 지분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일 뿐 경영권을 위한 지분 경쟁 때문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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