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빵·아이스크림에 사카린 허용 추진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22

수정 2014.10.24 21:29

정부가 빵.제과.아이스크림 등에 사카린 첨가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많이 먹는 빵.제과.아이스크림에 사카린 사용 허가는 아직 이르다는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SPC그룹 등 대형식품업체들은 정부의 승인에도 불구, 향후 빵이나 제과류에 사카린을 쓸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빵.제과.아이스크림.초콜릿류.코코아가공품.캔디류에 사카린 사용을 허용하는 안을 두고 이달 중에 행정예고하고 이른 시일 내에 사용을 허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행정예고란 법안 개정 전에 시민단체나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다.

사카린은 설탕보다 당도가 300배 이상 높은 인공감미료이지만 지난 1977년 캐나다에서 발암물질 논란이 촉발됐다.
국내에선 1990년대에 대부분 음식에서 사용이 금지됐다가 2000년대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 안전성이 다시 확인되면서 일부 품목에 한해 제한이 풀렸다. 지난 2011년까지 정부는 뻥튀기, 시리얼류, 젓갈류, 절임식품, 조림식품, 김치류, 음료류, 어육가공품, 영양소보충용 건강기능식품, 특수의료용도 식품,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등에 대한 사카린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또 지난 2012년에는 소스류, 탁주, 소주, 추잉껌, 잼류, 양조간장, 토마토케첩, 조제커피에도 사용을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을 만드는 대형식품업체들은 사카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또 인공감미료 대신 천연감미료를 선호하는 국민들의 인식의 영향으로 사카린 사용량이 거의 늘지 않았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이 국민정서다. 인공감미료인 사카린이 무해하더라도 대형식품회사에선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공색소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국민적인 인식이 좋지 않아서 천연색소로 바꿔서 스크류바와 죠스바의 색깔이 예전보다 많이 옅어질 정도다. 인공감미료는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국내 최대 제빵그룹 SPC그룹 측은 "고급 재료를 쓰는 것이 트렌드다. 향후 사카린을 빵 제조에 쓸 가능성은 없다"고 답변했다.
빙그레와 샘표 등 나머지 식품업체들도 사카린을 쓸 정도로 고당도 식품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사카린 허용 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설탕 제조업체들은 애써 태연함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카린 규제 완화 이후 영세한 중소 식품업체들 위주로 설탕 대신 사카린을 일부 대체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최영희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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