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물로 보면 안되는 물시장.. ‘물의 전쟁’ 본격화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7 17:10

수정 2014.10.23 17:50

'물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음료시장 1위로 급성장한 생수사업의 경우 진입장벽도 높아 대기업들조차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군침만 삼키고 있다.

27일 유통가에 따르면 대상그룹이 생수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며, 일화는 기존에 소규모로 진행하는 생수 사업을 대규모로 확대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또 일화가 업계 1위인 탄산수 시장에는 남양유업과 농심, 광동제약 등도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수는 최근 음류수 시장에서 두유, 주스, 탄산음료 등을 제치고 전체 음료 판매 1위로 뛰어오를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프리미엄 생수인 탄산수 시장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생수시장은 연간 6000억원대에 달한다.

■대상, 생수사업 진출 딜레마

대상그룹은 생수 사업 진출을 최근 검토했지만,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최종 진출을 유보 중이다.

생수업계의 한 소식통은 "대상그룹이 생수사업에 곧 진출할 것이라며, 시장 진입 시기만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상그룹 관계자는 "생수 사업 진출을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사업 진출은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대상그룹이 이처럼 생수 사업 진출을 선뜻 확정 짓지 못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진입 장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화 관계자는 "생수시장은 대형 유통망과 우수한 품질의 생수 공장이 필요한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며 "롯데, 농심과 같은 대형 유통망이 있는 곳을 제외하곤 사업 성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생수 사업은 현재 롯데, 농심, 풀무원 등 유통채널이 확고한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또는 업계 1위인 제주삼다수와 같은 독점적인 생수 공급 계약을 체결한 광동제약 등이 우위를 점유해왔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이 최근 내놓은 올 1·4분기(1~3월) 생수 시장 현황을 보면 현재 91개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153개의 생수 브랜드가 국내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 중 제주삼다수는 점유율 45.4%로 독보적인 1위다. 농심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해 백산수 신공장을 짓고 내년 9월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미엄 물 '탄산수'도 인기

국내 탄산수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탄산수 상위 3개 업체인 일화,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탄산수 매출이 각각 33%, 283%, 160% 증가했다.

일화 관계자는 "탄산수는 생수보다 가격이 더 비싼 프리미엄 물"이라며 높은 가격 마진율을 언급했다. 현재 일화,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업체들의 탄산수 제품 가격은 할인점 기준 약 1000~2000원(250~330mL 병) 수준이다.

다만 시중에 유통되는 30여종의 탄산수 중 국내 제품 5종을 제외하고는 전부 수입산이다.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 1위는 '초정탄산수(42%)'이며, 수입제품인 '페리에(36%)' '트레비(13%)'가 뒤를 잇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의 '디아망'과 동원F&B의 '디톡'도 후발 주자로 경쟁에 참여해, 추격 중이다.

탄산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남양유업, 농심, 광동제약 등 음료업체들이 탄산수 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탄산수협회 관계자는 "탄산수는 생수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되는 것으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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