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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티슈 관리 ‘구멍’, 1년간 수차례 문제 야기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1 14:41

수정 2014.09.01 14:41

[단독] 물티슈 관리 ‘구멍’, 1년간 수차례 문제 야기

물티슈 제조 업체가 인체에 해로운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업체들이 정면 반박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혼란을 정리 할 만한 관리·감독기관도 없어 이에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한 언론 매체가 물티슈에 유해한 화학성분으로 알려진 4급 암모늄 브롬 화합물인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들어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매체는 이 성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독성정보 제공 시스템'에 등재돼 있으며 쥐 실험 결과 심장 정지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정환 몽드드 대표이사가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은 미국화장품협회(CTFA)에서 발간된 국제화장품원료규격사전인 ICID에 등록된 정식 화장품 원료고 국내 식약청에서도 유해화학물질 또는 독극물질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 물티슈 관리, '구멍'

문제를 제기한 언론이나 반론을 주장하는 물티슈 업체 모두 식약처의 이름을 빌려 입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대로라면 식약처가 한 쪽에서는 독성이 있다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유해하지 않다고 말한 셈이 된다.

하지만 정작 물티슈는 식약처의 소관이 아니다. 현재 물티슈에 대한 관리·감독은 기술표준원에서 하게 돼있다. 다만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내년 7월부터 물티슈를 식약처가 관리감독하기로 입법예고가 된 상태다.

결국 내년 7월까지는 기술표준원에서 물티슈를 관리·감독 하게 돼있지만 현재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은 기술표준원에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기술표준원이 정한 물티슈 안전기준에는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이 포함 되지 않았기 때문. 현재 이 성분은 화장품에서 주로 쓰여 식약처에는 등재가 돼있다는 설명이다. 즉 물티슈의 제품관리 소관은 기술표준원에서하고 있지만 해당 성분에 대해서는 식약처에서만 다루고 있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물티슈 업체들은 오히려 식약처에 논란을 종결 시켜달라고 요청하는 형국이다. 유정환 몽드드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식약처에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독인가?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은 식약처의 독성정보 제공 시스템에 등재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 사실 만으로 물티슈에 있는 성분이 독성이 있다 없다를 논하기에는 애매하다. 물질 자체 독성은 소금에도 있다. 소금도 하루에 3000미리 이상 섭취하면 치명적이지만 적당히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유사한 제품으로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클랜징 티슈의 경우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은 0.1%내에서는 쓰여도 된다고 식약처가 허가했다. 하지만 물티슈에서는 얼만큼 쓰이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또 같은 기준을 아이들이 주로 쓰는 물티슈에 적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물티슈의 경우 세균이 가장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살균보존제가 사용 될 수밖에 없다"면서 "살균보존제가 사용 안 되면 대장균 등 오히려 위생상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티슈에 사용되는 성분들이 기준치 이상으로 초과 됐거나 기준 외의 물질을 사용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단순히 검출됐다는 것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에 대한 향후 관리에 대해서는 기술표준원 내부적으로 검토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 파고 또 파도 물티슈 독성은 계속?

'물티슈 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KBS 소비자고발', '2013년 소비자시민모임', '2013년 국정감사', '2014년 MBC 불만제로' 등 물티슈의 안전에 대한 논란은 지속 돼 왔다. 이번에 논란이 된 성분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다. 물티슈 제조에 있어서 살균보존제 사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또 어떤 성분이 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에 물티슈 관리에 대한 구멍을 하루빨리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는 이유는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식약처에서 관리하게 될 내년 7월까지 남은 1년여의 기간 동안 물티슈는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된 형국이다.


자신을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한 소비자는 "물티슈를 정말 자주 쓰고 있는데 논란이 계속 되니 걱정이 된다"면서 "가습기 살균제 경우와 같이 사람이 죽어야 뒤늦게 대책을 내놓는 불상사는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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