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곡물난 파고’ 쌀로 넘자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4 20:48

수정 2014.11.07 11:48



곡물난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에서 100% 공급 가능한 유일한 곡물 ‘쌀’ 소비를 늘리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밀 등이 부족한 가운데 쌀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65만t의 쌀이 재고로 남았다.

2007년 기준 쌀 자급률은 105.3%에 이르지만 밀은 0.2%에 불과하다. 가격 역시 쌀은 제자리이지만 수입밀은 지난해 단가 상승으로 1년 사이 28%나 급증했다.

재고로 남아 있는 쌀을 밀 대용으로 적극 활용, 식량 보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정부도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농어업단체 대표 간담회에서 “비싼 밀가루를 쌀로 대용할 수 없는지 연구해야 한다. 동남아에서도 쌀국수를 먹는데 우리만 밀가루 국수를 먹느냐”고 밝힌 이후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쌀국수, 쌀라면을 개발·보급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03년 83.2㎏, 2004년 82.0㎏, 2005년 80.7㎏, 2006년 78.8㎏, 2007년에는 76.9㎏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210.9g으로 밥 두 공기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의 경우 10년 전인 97년 102.4㎏에 비해 25.5㎏, 무려 25% 감소한 것이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밥보다는 고기, 빵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쌀 가공식품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쌀 가공식품이 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쌀 생산량의 3%에 불과하다.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동원F&B 등이 뛰어든 즉석밥 시장만 선전하고 있을 뿐 해태제과, 삼양라면, 기린 등이 내놓은 쌀 관련 상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국수시장에 사용되는 곡물 역시 전체 11만6000t의 원료중 6000t만이 쌀이고 나머지는 모두 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공용 쌀 공급가를 낮춰 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리미엄 밀가루가 수입쌀 가격을 앞지르긴 했지만 가공용의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여전히 밀가루가 쌀에 비해 우위에 있다.
가공용 수입 밀가루 가격은 ㎏당 700원인 반면 수입쌀은 1100원으로 쌀이 40%가량 비싸다.

정부는 현재 40㎏당 2만6000원 수준인 가공용 쌀 공급가를 더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농수산식품부 오경태 과장은 “국내 쌀 소비가 해마다 줄어들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다양한 쌀 소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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