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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2008] 온가족“대∼한민국”..피자·치킨 ‘올림픽 특수’

고은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13 20:51

수정 2014.11.06 06:12



직장인 김모씨(40)는 요즘 서둘러 귀가한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 주요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서다. 평소 운동경기에 별 관심이 없던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요즘 올림픽 경기에 푹 빠져 들면서 가족들이 오랜만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경기를 보며 오손도손 얘기를 나눈다. 아들은 경기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나라가 금메달 따기를 응원한다. 모르는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자꾸 질문을 하기도 한다. 선수가 비신사적인 행동을 할 때는 ‘저렇게 하면 나쁜거지’하며 비열한 움직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김씨는 “올림픽 경기 시청이 가족간 대화를 통한 화합 도모는 물론 아이들의 애국심 고취,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가족들이 저녁시간대에 모여 주요 경기를 응원하는 신풍속도를 연출하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주요 경기가 어린이들이 잠든 심야에 열린 반면 베이징 올림픽은 주로 낮이나 저녁시간대에 열려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 시청자들이 늘면서 먹을거리 특수도 과거 아테네 올림픽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경우 야식이 최고의 메뉴로 꼽혔다. 어른들이 모여 응원을 하거나 심야 시간대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피자와 치킨 등 아이들을 위한 메뉴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수영과 양궁, 축구 등 주요 올림픽 경기가 열린 시간대에는 피자와 치킨 배달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피자헛의 경우 지난 주말 배달 매출이 평소보다 10% 늘었는데 특히 주요 경기 전후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박태환의 수영 결승이 있던 오전 11시와 양궁 결승이 있던 오후 7시에는 각 20%씩 매출이 올랐고 축구 이탈리아전이 있던 저녁 8시에는 평소보다 41%나 주문이 늘었다.

도미노피자도 지난 10일 평균매출은 주말 평균매출보다 20%, 역삼점(직영)의 경우 40% 이상 성장했다. 도미노피자는 평소 30분내 배달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배달이 몰리면서 고객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야 했을 정도였다.

치킨배달업체 BBQ도 지난 10일 박태환 선수 경기가 있었던 오전 11시 주문이 잘 안들어오는 시간이지만 주문요청이 쇄도했다. BBQ는 한국-카메룬 축구 경기가 열린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103만여마리를 팔아 지난해보다 60% 매출이 늘었다. BBQ측은 “원래 영업시간이 낮 12시부터인데 이번 올림픽경기가 오전부터 벌어지다보니 영업시간을 아침 9시30분으로 앞당기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태환을 해양심층수 블루마린의 모델로 기용한 롯데칠성은 박태환이 금메달을 딴 10일부터 11일까지 관련 제품 매출이 전월 일평균보다 40% 늘었다. 롯데칠성은 블루마린의 8월 매출이 30∼40%가량 증가한 1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선수에게 금메달 포상금 5000만원과 은메달 포상금 3000만원 등 총 8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올림픽이후 대대적인 팬사인회도 진행할 예정.

박태환 선수가 결선직전 음악을 들었던 헤드폰 제조업체도 싱글벙글이다. 충북 제천시의 개인용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크레신이 제작한 헤드폰(모델명 PHIATON MS400)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헤드폰 구입방법에 대한 전화가 쇄도하는 것은 물론, 홈페이지 방문객수도 평소보다 4배가량 늘었다.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사진설명=박태환이 경기 직전 음악을 듣기 위해 사용하던 헤드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조업체도 특수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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