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어디 갔니? 국산 주꾸미”..어획량 줄면서 ‘품귀’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08 16:56

수정 2014.11.07 01:19

'봄 주꾸미'는 이제 옛말이 될지 모른다.

올 들어 이상저온과 어획량 감소 등으로 국내산 수산물이 갈수록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수입산이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대표적인 봄철 수산물인 주꾸미는 국내산이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태국산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으며 고등어는 유럽과 일본 등지로 다국적화하고 있다. 오징어도 국내산 물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입산조차 물량 확보가 어려워 당분간 가격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8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한파에 따른 수온 저하 등으로 국내산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최근 수산물 유통 물량에서 수입산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히 이달 들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주꾸미는 태국산이 잠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초까지 5%에 불과했던 주꾸미 수입산 비중이 현재는 95%까지 늘어나 매장에서 국내산을 찾기가 힘들다. 이날 기준으로 이마트에서 국내산 주꾸미 가격도 100g 당 2780원으로 전년보다 11.2% 올랐다.

홈플러스는 지난 1∼2월까지 국내산만으로 근근이 버텼으나 물량 감소로 가격이 1년 전보다 20% 뛰자 3월부터는 태국산을 수입해 현재 판매 물량 비중이 50%까지 늘어났다.

롯데마트도 지난해는 국내산만 취급하다가 지난달부터 태국산을 들여오면서 수입산 비중이 70%까지 확대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단 국내산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5월까지 50t 규모의 태국산 주꾸미 물량을 계약했으며 추가 수입 여부는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3사의 수입 경쟁이 치열한 태국산 주꾸미는 이날 기준으로 100g 당 가격이 이마트 1080원, 홈플러스 1280원, 롯데마트 1050원에 각각 형성됐다. 홈플러스는 10일부터는 가격경쟁 차원에서 이마트와 동일가에 판매할 예정이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도 올 들어 수입산 비중이 이마트는 25%, 홈플러스는 20%, 롯데마트는 40%로 일제히 급증했다.

국내산만으로 물량 조달이 가능해 대형마트 3사에서 수입산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1년 전과는 완전 딴판이다.

수입국도 예년에는 금어기를 대체하는 일본산이 전부였지만 노르웨이, 캐나다까지 다변화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산 고등어는 '피시 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획량이 30% 정도 준 데다 400g 이상 크기가 잡히지 않아 자반고등어도 수입산을 들여오고 있다"며 "노르웨이산에 이어 지난달 10일 100t을 수입한 캐나다산 자반고등어는 예상을 깨고 3주 만에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어획량이 작년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오징어는 수입산조차 구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징어는 수년전부터 국내산 물량이 감소해 수입해 오던 아르헨티나산조차 지난해 현지 어장 상황이 나빠져 물량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마트만이 전체 물량의 20% 정도를 대만산 오징어로 대체하고 있으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부족한 국내산만으로 버티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냉동 오징어는 마리당 가격이 2200원 선으로 1년 전보다 무려 80%나 치솟았다.


대형마트 한 수산담당 바이어는 "국내산 어획 환경이 언제 호전될지 모르기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들은 당분간 수입산 비중을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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