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日 대지진] 한국선 일본産 기저귀 사재기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5 17:59

수정 2014.11.07 00:40

일부 유아용품을 중심으로 일본 제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산 기저귀 등 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유아용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또 대체품으로 부상한 다른 수입제품의 판매도 급격히 늘고 있다.

여기에 잇따른 원전폭발로 인해 방사선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자칫 일본 제품 불매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유아용품 없어서 못 팔아요

15일 온라인몰에 따르면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최근 3일 동안 일본산 기저귀 판매가 최고 200%까지 급증했다.


이 기간 G마켓 '군' 기저귀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50%, '메리즈' 기저귀 판매량은 166% 급등했다.

11번가도 '군'과 '메리즈' 기저귀가 각각 전주 동기 대비 90%, 200%씩 판매량이 늘었다.

'군' '메리즈'는 온라인몰에서 전체 기저귀 매출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4∼5년간 국내 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어온 기저귀 브랜드다.

일본 대지진으로 운송 상황이 불안해져 공급이 끊길 것을 우려한 국내 소비자들이 미리 제품을 다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온라인몰에 상품을 내놓은 판매자들은 운송비 증가를 이유로 2000∼3000원씩 제품 가격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저귀뿐만 아니라 물티슈, 아기용 간식 등 선호도가 높은 일본 제품의 판매도 늘었다. 일본 브랜드 물티슈 아가짱, 군 등의 판매량은 G마켓에서만 전월 대비 27% 증가했다. 메리즈와 피죤 물티슈도 59% 상승했다.

유아용세제, 젖병, 카시트, 유모차 등도 일본산이 불티나게 팔렸다. GS샵의 경우 유아용품의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유아용 세제 샤본다마, 미요시와 더블하트 젖병, 유모차 등의 판매량도 10∼30%가량 증가했다. 아기 과자인 와코도의 주말 판매량도 전월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일본 브랜드 화장품 판매도 상승 중이다. 일본 브랜드 화장품 시세이도, SKⅡ는 최근 3일 동안 판매가 전달 대비 각각 10%, 13% 증가했다.

■대체상품을 찾자

이 같은 일본 제품 사재기 현상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국내산 유아 제품이 좋은 것도 얼마든지 많은데 꼭 일본산 제품을 사재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물가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다른 상품의 가격만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재기에 대한 비난이 일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사재기 열풍을 근절하기 위해 대체상품을 찾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맘스홀릭 등 육아카페에는 "방사능 유출 제품을 앞으로 사용할 수 없으니 대체상품을 추천해 달라"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맘스홀릭 회원인 누리꾼 'm***'는 "군 기저귀 품절이다. 추후 수입된다 해도 방사능이 걱정된다"며 "이를 대체할 제품이 없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기저귀인 팸퍼스와 오리온 등에서 생산되는 아기과자 '닥터유' 등 대체품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G마켓에서는 일본산 기저귀의 대체상품으로 미국의 팸퍼스 기저귀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난 12∼14일 팸퍼스 기저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yhh1209@fnnews.com유현희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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