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2011년 유통식음료업계 핫이슈] ③ 하얀 국물 라면 열풍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21 17:46

수정 2011.12.21 17:46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올해 10대 히트상품을 조사한 결과 '꼬꼬면'이 1위를 차지했다. '스티브잡스' '카카오톡' 등과 함께 올해의 키워드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꼬꼬면은 지난 8월 초 출시 이후 월 평균 1500만개나 팔렸다. 대형마트, 편의점, 소형 슈퍼 등에서는 꼬꼬면 확보에 애를 먹을 정도였다.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의 진원지였던 꼬꼬면의 인기는 앞서 7월 말 시장에 나온 '나가사끼 짬뽕'으로 이어졌고, 11월에는 '기스면'까지 가세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없어서 못 판다'는 인식이 강했던 꼬꼬면을 대신해 나가사끼 짬뽕이 반사이익을 봤고, 기스면도 하얀 국물 라면 인기에 힘입어 11월 출시 이후 20일 만에 600만개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얀 국물 라면 인기 급상승

라면시장 1위인 농심 '신라면'은 월 평균 3726만개가 출고된다. 하얀 국물 라면을 생산하는 3사가 11월 한 달 동안 내놓은 출고량은 무려 4300만개에 달했다.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은 지난 8월 초 출시 이후 지난 15일 기준 7000만개(봉지면)가 생산됐다. 출시 당시 봉지면 생산라인이 3개였지만 현재는 5개까지 늘었다. 이 가운데 60%를 꼬꼬면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라인을 추가 증설해 월 2500만개 생산이 가능해진다.

꼬꼬면은 8월에만 900만개(출고금액 63억원), 9월 1350만개(94억5000만원), 10월 1750만개(122억5000만원), 11월 2000만개(140억원)가 시장에 나왔다. 꼬꼬면으로만 4개월 새 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용기면까지 합칠 경우 5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사장이 개발을 진두지휘한 나가사끼 짬뽕(7월 말 출시)은 8월에 300만개가 팔렸고, 9월 900만개, 10월 1400만개, 11월에 1700만개가 판매됐다. 나가사끼 짬뽕은 지난달 월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0일 출시된 오뚜기 기스면은 출시 20일 만에 6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하루에 30만개씩 팔린 것으로 1초에 3.5개가 팔렸다는 의미다.

오뚜기 관계자는 "하얀 국물 라면 시장에 늦게 뛰어 들었지만 깔끔하고 개운한 청양초를 넣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췄다"면서 "현재 추세라면 꼬꼬면, 나가사끼 짬뽕과 함께 백색국물 라면시장의 삼두마차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들은 하얀국물을 원했다

복이나 생태, 대구 등으로 요리하는 탕에는 '매운탕'과 '지리(맑은 국물)'가 있다. 과거엔 탕이 대세였다. 하지만 웰빙 바람이 불면서 자극이 적은 지리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라면도 이 같은 논리가 통했다는 것이 하얀 국물 라면이 바람을 몰고 온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발빠른 마케팅이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몰고 왔다. KBS '남자의 자격' 라면 경연에서 이경규씨가 선보인 꼬꼬면을 한국야쿠르트가 제품 개발로 연결시킨 것이다. 한 개의 제품 개발에 적어도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연구개발 기간을 4개월로 줄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빨간 국물에 식상했던 소비자들에게 하얀 국물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꼬꼬면 품절 사태가 이어지자 다른 하얀 국물 라면을 집었다.
각각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랐지만 3개 제품 모두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다.

업계 관계자는 "하얀 국물 라면 출시 초기에 라면 제조업체들은 생산라인 증설을 두려워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구매가 일어나자 생산시설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자 트렌드는 늘 바뀌기 마련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함께 한 제품에 '올인'하는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dpark@fnnews.com박승덕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