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루이비통의 굴욕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29 17:16

수정 2014.11.03 10:22

루이비통의 굴욕

2년 전 '전 세계 유일의 면세점 매장'으로 주목받았던 인천국제공항 내 루이비통 매장이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프랑스 대표 고가브랜드로 꼽히는 루이비통의 예전 같지 않은 인기와 일본인 고객 감소가 반영돼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인천공항면세점 에어스타 애비뉴에 따르면 올해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2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2억8000만원에 비해 18%가량 감소했다. 첫해 '오픈 특수'를 고려하더라도 마이너스(-)7%대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하락한 것이다.

특히 이 매장이 문을 연 지난 2011년의 일매출(3억원)에 비해서는 올해 약 23%나 급감한 셈이다. 당시 루이비통 매장 ㎡당 하루 매출은 약 6200만원으로, 면세점 전체 평균 매출인 38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은 세계 유일의 면세점 매장이란 점과 오픈 직후 높은 매출로 루이비통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그룹에서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에서 지난해 5월에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이 직접 이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루이비통 면세점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을 엔저로 인한 일본 관광객 축소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올해 일본 관광객들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루이비통을 비롯한 일본 관광객들이 선호하던 일부 고가 브랜드의 매출이 줄어들었다"면서 "시내 면세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매장의 국적별 매출(2011년 12월 기준)을 살펴보면 내국인(53.5%)에 이어 일본인(18.6%)이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공항면세점 관계자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 앞에 길게 줄 서있는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한산하다"고 귀띔했다.


또 일각에서는 면세점 매장의 매출 감소를 국내 시장에서 루이비통의 인기가 식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3초마다 한번 볼 수 있다는 '3초백'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인기를 얻었던 루이비통이 최근 국내 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면서 "이는 가치소비 트렌드와도 맞물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 운영자는 신라면세점으로, 2010년 11월 30일 운영자로 결정된 후 2011년 9월 10일부터 이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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