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매진 임박” 외치던 홈쇼핑은 끝.. 예능을 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1 17:17

수정 2014.07.01 17:16

CJ오쇼핑이 금요일 밤 진행하는 란제리쇼 F.N.L.(프라이데이 나이트 란제리쇼)를 스튜디오 대신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CJ오쇼핑이 금요일 밤 진행하는 란제리쇼 F.N.L.(프라이데이 나이트 란제리쇼)를 스튜디오 대신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토요일 밤 GS샵 '리얼 뷰티쇼' 여성 란제리 판매 방송에 '핑크 라이트'가 등장했다.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쇼 호스트의 재치있는 입담과 행동에 방청석에서 웃음 소리가 이어졌다. 쇼 호스트가 "사고 싶다, 핑크 라이트를 눌러보세요"라고 하자 절반가량 불이 들어왔다. 쇼 호스트는 불을 켜지 않은 방청객에게 그 이유를 묻고, 의문점을 말하자 직접 만져보라며 제품을 건넸다.


20년간 이어진 한국 홈쇼핑의 틀이 깨지고 있다. 재미와 정보를 제공하는 쇼퍼테인먼트를 벗어나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재미'와 '리얼리티'를 표방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는 홈쇼핑이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는 방송이 아닌 기다리고 보는 홈쇼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홈쇼핑, 방송 경쟁자 토크쇼(?)

쇼호스트는 상품 설명은 하지만 '매진 임박' '주문 먼저' 등 구매를 재촉하는 말 대신 토크쇼 MC처럼 무대를 오가며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홈쇼핑 고객도 방송 안으로 들어왔다. 방청석에 앉은 이들은 일사불란하게 추임새를 넣는 게 아니라 방송에서 쇼핑을 즐긴다. 동지현의 '쇼 미더 트렌드' 방송에서는 방청객을 무대로 불러 판매 중인 핸드백을 메보게 했다.

이를 통해 안방 시청자는 쇼 호스트가 아닌 일반인이 착용한 모습을 보며 현실감 있게 구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1일 CJ오쇼핑 관계자는 "TV를 시청하는 목적 자체가 즐거움을 찾기 위한 것이라면 홈쇼핑 기획프로그램의 엔터테인먼트화는 예능프로그램과 유사하거나 보다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의 시선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며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CJ오쇼핑 류재영의 '아이러브 레포츠'는 쇼호스트가 야외로 나가 스튜디오에서는 연출할 수 없었던 상품의 다양한 활용도를 설명하고 사용 소감을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박정수 프로듀서는 "고객에게 색다른 재미와 생생한 상품 후기를 함께 전달하기 위해 레포츠 상품 전문 기획 프로그램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방송 포맷을 차별화했다"면서 "이달부터 고객이 쇼호스트와 함께 다양한 레포츠에 도전하는 코너를 마련, 고객 참여형 기획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고정 시청자 확보 관건

이 같은 홈쇼핑 기획 프로그램의 엔터테인먼트화는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TV홈쇼핑 매출은 얼마나 오랫동안 TV를 시청하게 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20~30대를 끌어들여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GS샵 관계자는 "리얼리티를 앞세운 쇼핑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은 차별화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예능 시청자까지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고객의 시선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TV홈쇼핑 매출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로그램 개편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CJ오쇼핑에서 판매하는 '트레스패스 아웃도어 세트' 상품을 일반 방송에서 판매했을 때보다 '아이러브 레포츠'에서 팔았을 때 주문 수량과 주문 금액 모두 3배 이상 늘었다.

GS샵 동지현 쇼호스트가 진행한 '쇼미더 트렌드' 첫 방송에선 28억원의 주문을 올렸다.

홈쇼핑업계는 시청자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고객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GS샵 동지연의 '쇼미더 트렌드'는 일반 고객의 방청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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