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이건희 와인’ 매출 7배나 껑충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1 16:59

수정 2014.10.25 00:42

▲ 위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생일 만찬주인 '샤또 몬텔레나 이스테이트 카버네 소비뇽'.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칠순 선물 와인인 '피터 마이클 벨 꼬뜨 샤도네이'. 윌리엄-케이트 웨딩와인인 폴 로저 브뤼 리저브 NV. 정몽구 회장 선정 전경련 회장단 만찬 와인인 '토브렉 런릭'.
▲ 위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생일 만찬주인 '샤또 몬텔레나 이스테이트 카버네 소비뇽'.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칠순 선물 와인인 '피터 마이클 벨 꼬뜨 샤도네이'. 윌리엄-케이트 웨딩와인인 폴 로저 브뤼 리저브 NV. 정몽구 회장 선정 전경련 회장단 만찬 와인인 '토브렉 런릭'.
'이건희 와인'이 '오바마 와인'을 눌렀다. 21일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5년간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와인의 판매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만찬주가 여느 만찬주의 신장률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이 회장의 생일상에 오른 '샤또 몬텔레나 이스테이트 카버네 소비뇽'은 이른바 이건희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만찬주 선정 전후 3개월간 무려 750%나 매출이 신장했다.

■'이건희 와인' 신장률 독보적

와인업계에서 이건희 회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와인 애호가인 이 회장이 직접 고른다고 알려지면서 매 생일에 선정되는 만찬주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다.
올해는 생일 만찬주로 전통주가 선정되면서 와인에 대한 인기가 다소 시들했음에도 불구, 몇몇 와인은 와인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파리에서 나파밸리와인과 보르도 와인 간의 블라인드 테스팅에서 보르도 와인들에 굴욕을 안긴 '파리의 심판'의 주인공을 만든 와이너리인 '샤또 몬텔레나'에서 만든 '이스테이트 커버네 소비뇽'은 올해 이건희 와인의 생일을 빛낸 와인 중 하나다. 가격은 22만원대.

이 회장의 칠순 선물 와인인 '피터 마이클 벨 꼬뜨 샤도네이'도 선정 전후 3개월간(2011년 1~3월과 2012년 10~12월 비교 시) 판매량이 700% 신장했다. 이 와인은 미국 소노마 지역 화이트 와인으로 가격은 29만원이다. 생산량이 적은 편이어서 한정 물량만 한국에 들여와 연간 300병 내외로 판매되다 그해 1000병 넘게 팔렸다.

■'오바마' 와인 등도 인기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국내 와인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09년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공식 오찬 와인으로 선정된 '덕혼 골든아이 피노누아' 판매량도 500% 신장했다. 이는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으로 오른 점이 화제가 된 데다 가격대도 10만원대 후반으로 일반인들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윌리엄-케이트 커플'도 국내 와인 판매를 끌어올린 주인공이었다. 지난 2011년 4월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결혼식에서 쓰인 와인인 '폴 로저 브뤼 리저브'는 판매량이 3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만찬에 등장한 와인도 이슈가 됐다. 지난 2011년 3월 10일 열린 만찬에 오른 호주산 '토브렉 런릭'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선택한 것이다. 선정 전후 판매량은 200% 이상 뛰었다. 토브렉은 설립한 지 20년 정도된 호주 와이너리로 전통있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이너리들과 비교하면 신생 와이너리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2010년 빈티지는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누가 마셨나'에 와인 판매량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업계는 '직접 마셔보고 싶은 호기심'을 첫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와인 자체 설명보다 '○○와인'이라는 점이 와인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으로 레스토랑도 화제가 되는 와인이 나올 때 리스트가 많이 바뀌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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