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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부재’ 갈림길에 선 애플의 운명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23 17:21

수정 2011.02.23 17:21

【로스앤젤레스=강일선특파원】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해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신제품이나 순익보다는 잡스 최고경영자(CEO) 이후의 회사 미래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지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연이은 히트 상품의 출시로 기업가치가 3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2위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3일 소집되는 주총에서 주주들은 잡스 CEO의 건강과 애플사의 장래에 관해 더 많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주들은 이날 열리는 주총에서 애플사에 공식적으로 후계자 계획을 공개하도록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투자자들은 오는 6월에 있을 애플사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 잡스가 참석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과 전직 애플 임원들은 신제품의 주기가 수개월에 불과한 요즘에 애플은 인기 제품을 통해 수년 동안 계속해서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 전직 애플 임원은 잡스가 애플의 얼굴이긴 하나 현재 회사 내에 막강한 팀이 구성돼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애플의 직원들은 늘 "스티브처럼 생각하라"고 교육을 받아왔으며 신제품 아이디어의 상당수도 잡스가 아닌 다른 직원들로부터 나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직원 5만명을 거느리는 잡스 만큼 회사에 없어서는 안될 CEO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모든 애플의 성공 뒤에는 잡스가 개입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잡스의 후계자로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유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그도 늘 잡스 밑에서 일해와서 과연 혼자 회사를 이끌 수 있을지도 과제다. 잡스가 두차례 병가로 자리를 비웠을 때 애플 특유의 회사내 긴장감이 실종됐으며 임원들이 경영과 제품디자인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댄 워커 전 애플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잡스는 타고난 창의력을 갖춘 리더"라고 칭찬했으며 또 다른 전직 애플 임원은 "잡스 없이는 아무리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도 기술혁신이 느려질 것"이라며 그의 부재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췌장암을 앓고 있고 간 이식까지 받은 잡스의 건강에 관해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애플 임원은 "잡스가 복귀하지 않을 것을 대부분 이미 다 알고 있다"며 "애플은 현재 모든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모든 것을 자신이 직접 결정하는 잡스의 성격상 그가 언제 어떻게 애플을 떠날지도 결국 주주를 비롯한 외부압력이 아닌 스스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전직 애플 임원의 말을 인용해 잡스가 애플이 붕괴되게 결코 놔두지 않을 것이며 비전없는 사람에게 회사를 넘기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영상=영국 현지언론 데일리메일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스티브 잡스가 음식점에서 나와 차까지 몇 걸음을 떼는데도 비틀거리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동영상 출처 : www.radaronline.com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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