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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선행지수 ‘햇살’.. 동트는 美경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2 17:05

수정 2014.10.28 04:57

경기선행지수 ‘햇살’.. 동트는 美경제

미국 경제가 완연한 봄 기운을 나타내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을 포함해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미 경제가 연초 둔화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다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베이지북'에서 올겨울 혹한으로 얼어붙었던 미 경제가 해빙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콘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비 0.8% 상승한 100.9를 기록했다. 석달 내리 오름세다. 콘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 켄 골드스타인은 "성장 탄력이 봄을 지나 여름까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선행지수는 통상 6개월 뒤 경기전망을 나타낸다.

제조업 역시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주 연준 발표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2월 1.4% 증가한 데 이어 3월에도 0.5% 늘었다. 제조업체들이 기업과 소비자들의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부문 회복세가 완연한 것으로 보인다. 인디애나주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사장인 조디 플레더맨은 AP통신에 "자동차 산업은 경기침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느낌"이라며 "자동차 산업 전체로 앞으로 3~4년 동안 4~8%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고용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4주 평균)는 31만2000명으로 1년전 35만7000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07년 10월 이후 6년 반 만에 최저수준이다. 미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역시 자동차와 가구를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주 소매매출은 1.1% 증가했다.

각종 경제활동 개선 움직임은 경제전망 상향으로 이어졌다. 올 1·4분기 1.3%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산되는 미 국내총생산(GDP)은 2·4분기 연율 기준으로 3.6%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미기업경제학회(NABE)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올 성장률이 2%를 넘을 것이라고 답했고, 72%는 2~3% 성장률을 예상했다.

그렇지만 완연한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치고는 상승세가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회복·침체를 공식 판정하는 기구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이날 미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시기를 2009년 6월로 판정하면서 약 5년 가까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회복 추세는 근대 이후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 6.7%는 최근 경기 확장기 실업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이 기간 연평균 GDP 성장률은 1.8%로 이전 3개 경기 확장기 평균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반면 경기확장 기간은 이례적으로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연준은 2016년까지 확장세를 예상하고 있고, 의회예산국(CBO)은 적어도 2017년까지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예상이 맞으면 남북전쟁 이후 네 번째로 긴 호황기간이 되고, 2017년까지 이어진다면 1960년대와 1990년대에 이어 세 번째로 긴 호황이 된다.

호황이라고 느끼기 어려운 길고 더딘 회복의 원인을 놓고 정치권은 설전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증세·규제강화 등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기업의 투자를 저해한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공화당이 부양책에 딴죽을 걸어 회복세가 지지부진하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하버드대의 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지난 800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이후에는 회복이 더뎠다면서 2007~2009년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도 경제를 옥죄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생산성·노동력 성장 둔화와 저축증대(=소비감소)가 겹쳐 성장동력이 감퇴되는 '만성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미 소비자들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빚을 갚아 소비여력이 높아졌고, 은행들은 악성부채를 털어내면서 다시 대출에 나서고 있으며, NABE 조사에서는 자본지출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들의 비율이 2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 등을 들며 미 경제가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은 이때문에 오는 29~30일로 예정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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