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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추가 제재 합의 실패...24일 재논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3 07:50

수정 2014.10.24 23:47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러시아 추가 제재 합의에 실패했다. 영국, 스웨덴, 그리고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이 강력하게 밀어붙였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추가 제재에 따른 불똥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외무장관들은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격추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등의 추가제재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는데는 실패했다.

유럽은 러시아가 앞으로 서방에 협조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대해 더 광범위하게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EU 집행위에 요청했다.

무기수출 금지 방안은 다른 국가들, 특히 12억유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미스트랄급 헬기 공격함을 러시아에 판매하기 위해 계약을 진행 중인 프랑스의 반대로 불발됐다.


불황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도 앞서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경제장관이 제재는 제재를 당하는 국가, 이를 가하는 국가 모두에 불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영국 등 강경파는 무기금수 방안을 양보하는 대신 EU 집행위가 러시아의 유럽 자본시장, 에너지 부문을 포함한 군사기술, '민감기술' 접근 차단 등의 광범위한 경제 제재 방안을 만들어 24일 외무장관 회담에 제출토록 한다는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EU 정상들이 긴급 정상회의를 통해 개인이 아닌 경제부문을 직접 목표로 정해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3단계' 제재 논의가 가능토록 하는 방안 등이 24일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3단계 제재 논의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이후 처음이다.

위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유럽 담당 분석 책임자 무지타바 라만은 "오늘 EU의 행동 결여를 유럽의 취약성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면서 "유럽의 제재 정책은 더 공격적이 됐고, 갈등 고조 전망을 감안할 때 올 후반에는 (러시아 경제) 부문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이르면 9월께 3단계 제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날 외무장관 회담 뒤 성명에서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이나 MH17 격추 조사에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협조'에 나서지 않을 경우 '3단계' 제재를 논의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CNBC는 유럽 각국의 강경발언 뒤 뜨뜻미지근한 대응은 제재 강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전했다.


독일 기업협회인 동유럽경제관계위원회(CEEER)에 따르면 제재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면 독일내 2만5000개 일자리가 사라지며, 최근 통계는 유럽과 러시아간 갈등으로 이미 고용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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